[3후보 TV합동토론]이인제,입 열자마자 「병역 포문」

  • 입력 1997년 12월 2일 08시 12분


세 후보는 토론주제인 경제문제에는 아랑곳없이 「이회창후보 아들들의 병역면제 의혹」 「내각제 개헌과정에서의 국정표류」 「정권교체론」 「세대교체론」 「DJ비자금 의혹제기 과정에서의 금융실명제 위반 공방」 등의 정치적 문제를 둘러싸고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특히 공방의 양상은 대체로 김대중후보와 이인제후보가 이회창후보를 「협공」하는 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인제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병역의혹을 해소하지 못할 형편이라면 후보를 사퇴하라고 몰아붙였다. 이인제후보는 『군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미국에 가있는 아들을 귀국시켜 (신체검사 당시는 1m65였으나 H기업 입사 당시는 1m60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회창후보는 굳어진 표정으로 『이인제후보가 사퇴할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응수했다. 「정권교체론」과 관련, 김후보는 『이 나라를 이꼴로 만든 세력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개혁을 할 수 없다』고 이회창후보를 공격하자 이후보는 『한번도 정권을 잡아보지 않은 사람이나 신한국당에 있다가 나간 사람이 어떻게 올바로 국정을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며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내각제문제와 관련, 이회창후보는 김후보가 집권하면 내각제개헌 논란으로 사회불안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후보는 『내각제개헌은 99년말에 하는 것이고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내부적인 합의일 뿐, 한나라당이나 국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론을 폈다. 김대중 이인제후보는 정경유착 문제와 관련, 『정경유착의 주범은 불건전한 재벌과 5, 6공 세력으로 이들은 한나라당에 몰려 있다』고 이회창후보를 협공했다. 이인제후보는 『3김씨도 책임이 있겠지만 5, 6공 핵심세력들이 훨씬 더 책임이 있다』면서 『이회창후보는 그 대표적인 사람인 김윤환(金潤煥)선대위의장에게 신세를 져왔는데 어떻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회창후보는 『재벌과 우리 정당을 결부시킨 것은 묘한 논리』라고 반격했다. 김대중 이인제후보는 또 이른바 「DJ비자금」 파일 공개과정은 명백한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위반이라며 이회창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인제후보는 특히 『이는 미국의 워터게이트사건보다 몇십배 더 엄중한 사건으로 미국같으면 이회창후보가 이 자리에 나와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후보는 『그랬기 때문에 제보된 자료의 적법성여부와 함께 그 내용의 진위를 검찰에 가려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영훈·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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