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후보 TV합동토론/경제분야]토론 스타일

  • 입력 1997년 12월 2일 08시 12분


세 후보의 표정과 말투는 말 그대로 「3인3색」이었다. 초반부에는 합동토론의 파괴력을 염두에 둔 때문인지 다소 긴장한 기색도 엿보였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회창후보는 이인제후보의 적극적인 공세에 맞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인제후보가 「국가회장―사장론」으로 경제실정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추궁하자 『그런 비유라면 회장의 아들인 실세전무의 책임은 무엇이냐』고 응수했다. 지나친 자신감이 가볍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을 받은 탓인지 안정감을 주는데 주력하려 했다.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 주먹을 불끈쥐는 버릇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공세가 계속될 때는 『긴 말은 하지 않겠다』며 간혹 단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대중후보는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주려는듯 두 후보에 비해 미소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손을 내리치는 듯한 소위 「칼도마 제스처」도 자제했다. 사회자의 질문을 일일이 메모하는 신중한 자세도 보였다. 그러나 정책현안에 대해 분명히 소신을 피력하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국민회의가 이인제후보 부인의 2백억원 수수설을 제기한데 대해 『관계자를 불러 질책했다. 이인제후보에게 사과한다』며 공개유감을 표명,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파란색 잠바차림의 이인제후보는 특히 이회창후보를 겨냥, 처음부터 공세적인 어투로 일관했다. 이회창후보의 답변에 대한 반론에서 『교과서적 말씀』이라며 김을 빼기도 했고 이회창후보가 『경제부도를 낸 삼총사가 어디 있느냐』고 역공하자 『그런 태도는 후안무치한 것이다.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맞받기도 했다. 때로 「선배후보님」 「이회창후보님」하며 예를 갖추는 모습도 보였지만 대체로 공격적이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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