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년來 최저 450 기록…금리폭등 자금시장 마비

  • 입력 1997년 11월 24일 19시 42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자금지원을 요청한 데 따라 24일 주가가 10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하고 회사채 금리도 5년2개월만에 최고수준으로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극도의 혼란 양상을 보였다. 특히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등 우량대기업들이 대거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매수자가 없어 되가져가는 등 회사채시장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2일 종가보다 34.79포인트 떨어진 450.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7년 7월9일(441.02)이후 가장 낮은 수준. 이날 지수 하락률(7.17%)은 사상 최고기록이며 하락폭도 역대 3위 기록이다. 9백56개 종목중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단 6개에 그쳤으며 8백94개 종목이 하락했고 이중 8백25개 종목이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순매수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투매(投賣)에 나섰다. 이날 주식시장은 IMF 자금지원이 시작되면 강도높은 자구계획 압력으로 금리상승과 부동산값 폭락 등 복합불황이 재연되고 이는 다시 한계기업의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폭락세로 출발,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고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자금시장은 사실상 마비증세를 보이면서 회사채 금리가 기록적으로 급등했다.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의 경우 전날보다 1.55%포인트 오른 연 16.05%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동안 회사채 금리의 상승폭은 90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91일 만기 기업어음(CP)은 1.45%포인트 올랐으며 91일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와 콜금리도 각각 0.31%포인트와 0.69%포인트씩 상승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기준환율보다 21.40원 낮은 1천55.00원에 첫거래가 시작돼 한 때 1천1백30원까지 오른 뒤 1천85.00원에 마감됐다. 이에 따라 25일의 기준환율은 1천1백·50원으로 결정됐다. 〈정경준·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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