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중개시장을 놓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국제전(國際戰)」을 벌이고 있다.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다양한 교육과 고품질의 서비스로 무장한 ERA코리아 한국센츄리21 등 외국계 부동산중개 프랜차이즈업체에 맞서 국내업체들은 우리 정서에 맞는 서비스로 수성(守城)을 다짐하고 있다.
『브랜드값으로 비싼 로열티를 물며 국내실정에 맞지도 않는 기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김태호 부동산랜드 대표)
『국내 부동산중개업소의 일관성 없고 높은 수수료에 불만이 많은 국민들은 주택거래 후 끝까지 책임지는 중개업소를 원하고 있다』(권오진 한국센츄리21 대표)
『25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주먹구구식인 국내업체는 결국 도태하고 말 것이다』(이영석 ERA코리아 대표)
『외국계 업체는 순수가맹비가 수천만원에 달하나 실제 고객과 가맹점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보잘 것 없다』(진순안 태인컨설팅 대표)
말만 들어봐도 큰 싸움이 난 게 느껴진다.부동산중개 프랜차이즈는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 2000년이면 가맹점이 전체 중개업소의 10%인 4천5백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서비스가 최고〓지난해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외국계 프랜차이즈업체는 ERA. 고객만족과 가맹점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으로 부동산중개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가맹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80개에 불과하지만 양보다는 질로 「평생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20일에는 지난 1년간 가맹점에서 계약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해 1명에게 차값만 4천1백만원인 현대 다이너스티 3천5백㏄를 증정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부터 2개월간 가맹점에서 계약한 모든 고객에게 주말에 사고를 당했을 때 최고 1천만원까지 보상해주는 휴일상해보험을 1년간 무료로 가입해준다. 다음달부터 고객이 부동산계약을 한 뒤 자금대출 이사 청소 인테리어 등의 서비스를 원하면 제공할 계획이다.
94년부터 체인사업을 시작한 터줏대감 부동산랜드는 가맹점을 국내 부동산중개프랜차이즈업체로는 가장 많은 4백36개를 보유하고 있다.가맹점을내년 6백50개등 2000년까지 2천개로 늘려 가맹점들이 서로 매물정보를 활발하게 교환토록 할 계획이다.부동산랜드측은 「헛구호」에만 머물고 있는 외국업체와는 달리 현재 금융대출 포장이사 인테리어 무료설계 소프트웨어제공 등을 이미 시행하고 있어 한발 앞선 고품질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20일부터는 각종 부동산뉴스와 가맹점의 매물을 올릴 수 있는 인터넷 부동산 정보망(www.land.co.kr)을 운영한다.
지난 6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한국 센츄리21은 「서비스없는 중개업소는 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원스톱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고객이 가맹점을 통해 거래하면 이사 인테리어 등기대행 등 이사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한꺼번에 처리해준다는 것이다.
현재 가맹점이 33개에 불과하지만 연말까지 70개로 늘리고 다음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부동산거래정보망(랜드피아)을 통해 국내외 부동산매물경매 금융 등 부동산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후발업체인 태인컨설팅은 풍부한 경매정보와 천리안 등 4대 PC통신망을 통해 각종 부동산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부각시키며 공격적으로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가맹점은 30곳, 준가맹점(모니터업소)은 1천개이지만 앞으로 각각 1천개, 3천개로 늘릴 계획이다.
태인은 PC통신을 통해 부동산거래정보망을 전국 네트워크화해 경매 부동산시세 매물 등 각종 부동산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법률 세무 이사 등 부대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오윤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