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기아지원금」거의 회수…기산CB 160억원 되팔아

  • 입력 1997년 10월 6일 20시 25분


현대그룹과 함께 「기아 방어」에 나섰던 대우그룹이 최근 기아에 지원한 자금을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재계관계자들은 『최근들어 대우측의 기아방어 의지는 눈에 띄게 퇴색했다』며 『대우는 기아의 제삼자인수를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보고 기아사태에서 발을 빼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6일 증권감독원과 대우증권에 따르면 7월 기아를 지원하기 위해 기아계열 ㈜기산의 사모 전환사채(CB) 3백억원어치를 매입했던 대우증권은 지난달 27일 1백60억원어치를 기아종업원 모임인 「우리사주갖기회」에 재매각, 자금을 회수했다. 기아는 당시 경영권안정을 위해 우리사주갖기회 명의로 계열사 주식을 매입키로 하고 사모CB 3백억원어치를 발행했었다. 기산은 대우로부터 받은 3백억원중 1백억원으로 대우증권이 이미 갖고 있던 기산의 회사채 만기도래분을 상환, 실제로는 대우로부터 2백억원의 현금을 지급받았다. 우리사주갖기회는 대우에서 현금 2백억원중 40억원으로 기산 등 계열사 주식을 매입하고 나머지 1백60억원은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대우가 재매각한 기산 사모CB를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대우증권은 나머지 1백40억원어치의 기산 사모CB도 기아측이 자금을 마련하는대로 되팔 계획이다. 대우증권의 한관계자는 『기아그룹이 사실상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간 만큼 더 지체하다가는 투자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있어 이번에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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