綜金社 이자수입 『떼돈』…상반기 1천5백억 순익예상

  • 입력 1997년 9월 21일 20시 28분


올들어 대기업의 연쇄부도 이후 부실채권의 급증과 해외신인도 실추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종합금융사들이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반대급부」현상에 얼떨떨한 표정이다. 올들어 부실기업에만 총 8조5천억원을 물린 상황에서 기아 마저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문을 닫는 종금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당수 종금사들은 이자수입만으로 작년을 웃도는 순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21일 종금업계에 따르면 대한 동양 신한 등 서울소재 전환 8개 종금사(3월 결산법인)들은 지난 4∼8월 5개월동안 총 1천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투자금융사에서 작년 7월 종금사로 전환한 이후 지난 3월까지 9개월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 9백7억원보다 오히려 많다. 종금업계에서는 이들 8개 종금사가 9월실적까지 포함하면 상반기(4∼9월)에만 총 1천5백억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의 연쇄부도 여파로 대부분의 종금사들이 「죽을 지경」이라고 아우성인 상황에서 이런 순이익 급증은 예상치 못한 현상. 나라종금 관계자는 『신용불안으로 기업의 신용도가 차별화되면서 일부 그룹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의 대출금리가 급등, 종금사의 이자수입이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기업이 발행하는 어음(CP)을 할인, 단기자금을 대여하는 종금사는 작년말까지는 기업간 대출금리 차가 2%포인트 미만이었으나 지난 4월이후 종금사간에 「믿을 만한 기업이 없다」는 불신풍조가 확산되면서 금리차는 무려 4∼5%포인트로 확대됐다. 예를 들면 △특A급인 현대 삼성 LG 발행어음은 연 12%로 작년과 비슷하지만 △B, C급인 30대그룹 어음은 14∼15% △자금난 소문이 돈 그룹(D급)은 연 16∼17%에 겨우 할인받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종금사의 대출마진폭은 작년말 0.5∼0.7%에서 최근 1.5∼2.0%로 커져 그만큼 이자수입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아가 법정관리에 들아갈 경우 기아에 물린 총 3조8천억원은 최장 20년동안 묶이면서 금리도 평균 조달금리에 훨씬 못미치는 연 6∼9% 수준으로 하락, 역마진이 불가피해 당장의 이익에 즐거워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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