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임원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면서 金善弘(김선홍)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한층 강화한다.
이 그룹은 23일 『이사대우 이상 임원 1백3명이 24일부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그룹은 지난달 부도유예 적용 후 1차 퇴진 23명을 포함, 부도유예 이전의 임원 3백40명 가운데 37%인 1백26명을 내보내게 됐다.
최고경영층 가운데는 韓丞濬(한승준)기아자동차 부회장이 이번 퇴진에 포함된다. 그는 김회장과 다소간의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도유예 적용 후 고문으로 물러났던 金永貴(김영귀)전기아자동차사장 金榮石(김영석)전아시아자동차사장 李起鎬(이기호)전그룹기조실사장 등 계열사 고문진 15명도 사퇴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채권금융단으로부터 사직서 제출 압력을 받고 있는 김회장의 그룹내 경영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부와 채권단에 자구노력을 강력히 표명하려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지만 향후의 제삼자인수 논의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경영체제를 닦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 그룹은 내달 29일 부도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또 한차례 대규모 임원감축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김회장 이후 체제」의 모습이 가시화하고 김회장 스스로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회장과 함께 최고경영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朴齊赫(박제혁)기아자동차사장을 비롯해 柳永杰(유영걸)기아자동차판매사장 宋炳南(송병남)그룹경영혁신기획단사장 丁文昌(정문창)아시아자동차사장 등은 유임됐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퇴대상 가운데는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임원이 가장 많으며 기획 자금 구매 등을 담당해온 주요 임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23일 밤 늦게까지 인사 내용을 체크한 뒤 귀가했으며 24일에는 모스크바 모터쇼 참관차 출국한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