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적정환율 905원線…전반적 외화수급엔 문제없다』

  • 입력 1997년 8월 21일 20시 32분


「우리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적정환율은 얼마일까」. 최근 며칠간 원달러 환율이 9백원선을 넘나들면서 적정한 환율이 얼마인가를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일단 정부는 「9백원」이라는 수치가 절대적인 방어선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단기적인 투기수요로 인한 환율급등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묻혀버린 엔화환율에 대해서도 대일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사정을 고려할 때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정부는 최근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유에 대해 『9백원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외환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한다. 통상산업부는 수출채산성 등을 감안한 적정환율은 9백∼9백5원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1일 현재 1백엔당 7백62원69전으로 원화가치가 지난해말에 비해 4.4% 절하됐다. 재경원 관계자는 『지난 6월초의 절하폭 9%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그만큼 우리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상품과 경쟁하기가 힘들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조선 자동차 등 수출업체는 이번 환율급등을 반기면서 『9백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유사 등 수입이 많은 업체들은 막대한 환차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맞추고 무역수지의 균형을 위해서는 9백15원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망〓정부는 경상수지 적자가 최근 수출호조로 하반기에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고 자본수지 역시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등으로 흑자를 기록, 전반적인 외환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환율이 갑작스레 오를 이유는 없다는 것. 원달러 환율이 8백93원 안팎에 머물던 3개월전까지만 해도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연말 환율전망을 8백70∼8백75원으로 오히려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연구소는 최근 들어 9백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미래의 환율을 매매하는 선물환지수를 살펴보면 하루짜리 원달러 선물환은 9백원선에 머물고 있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승(평가절하)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많아 한달물의 경우는 9백20원대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영이·천광암·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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