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의 기아사태 중재노력을 바라보는 야권의 시각이 곱지 않다. 야권은 이대표의 기아사태 개입을 『두 아들의 병역면제 공방의 덫에서 벗어나고 정국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정치적 속셈이 다분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15일 『이대표가 아들의 군병역 기피의혹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민적 시선을 돌리고자 「한건주의」 발상으로 기아사태에 개입했다』며 이대표의 행보를 규정했다.
정대변인은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민생문제를 이용한 것이다』 『기아사태를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해결해 보겠다는 아마추어 정치인의 미숙한 발상이다』 『이대표가 이나라 경제정책을 주무를 경우 제2의 한보파동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국민회의는 특히 정부와 청와대가 경제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불개입 원칙을 갖고 있는데도 이대표가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며 「당정분열」을 부추겨 당정협조를 통한 이대표의 정국주도 의도를 우려하는 속내도 엿보였다.
이대표의 기아의 제삼자 인수 반대입장 등 기아사태 중재안 자체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金元吉(김원길)정책위의장은 『현재 제삼자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 전혀 없는데 그런 말을 한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부도유예협약에 따라 전문기관이 실사를 벌이고 있는데 제삼자 인수가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나면 어떻게 감당하려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경제아마추어」로 몰아세웠다.
여기에 자민련도 가세했다.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대표가 기아사태 수습이니 민생현장답사, 부실공사현장 방문 등으로 아들의 병역기피 정국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속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대표가 뒤늦게 기아회생에 나서는 이유는 모그룹과의 커넥션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몸짓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병역문제 공방의 초점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며 병역문제와 관련, 두가지 논평을 잇따라 내는 등 병역문제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졌으며 국민회의도 논평을 통해 병역문제를 걸고 넘어갔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