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 제4대 전자제품 생산국이지만 생산구조가 후진적이고 핵심부품 산업이 취약해 앞으로 구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국내 전자산업의 구조고도화」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자산업에서 하이테크 분야의 비중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전자산업 조사기관인 EAT사의 분석자료를 보면 96년말 현재 세계 전자산업의 분야별 생산비중은 컴퓨터 30%, 통신기기 21%, 전자응용기기 13% 등 산업용 전자기기 비중이 64%에 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96년말 기준 산업용 전자기기의 생산비중은 29%로 세계 평균수준에 크게 처지고 있다. 미국(73%) 일본(56%) 싱가포르(62%) 대만(68%)과의 격차도 뚜렷하다.
특히 생산비중이 16%에 불과한 컴퓨터산업은 모니터 등 주변기기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세트 마더보드 등 핵심부품 생산부문은 극도로 취약, 싱가포르나 대만과 같은 부문별 연계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점차 시장규모가 줄고 있는 가전기기의 생산비중은 우리나라가 18%로 세계평균(8%)뿐만 아니라 2∼8% 수준인 선진국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 한계사업의 철수를 통한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최근 들어 국내업체들이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는 통신기기와 정보가전분야도 부품 국산화율이 갈수록 낮아져 로열티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신기기의 경우 부품 국산화율이 지난 94년 41%에서 지난 95년 38%로 낮아졌다. 첨단 가전제품인 DVD플레이어의 경우 생산원가의 10%이상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형편이다. LG연구원측은 향후 단일기능 제품에서 융합기능을 가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하며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은 국내에서, 범용 제품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이원화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현지생산의 경우 부품 및 완제품 기업의 동반진출로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외국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세계기술표준 제정에서 경쟁우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