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대책회의 또 결렬…채권금융단,金회장 퇴진요구

  • 입력 1997년 8월 1일 19시 51분


기아그룹 부도유예 및 긴급지원 여부를 논의한 채권금융기관들의 제1차 대표자회의가 다시 연기돼 이 그룹의 정상화 및 향후 처리 문제가 표류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그룹 계열사 인수를 둘러싼 재벌그룹들의 물밑 각축이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이 그룹의 자구계획이 불명확하고 경영진의 경영권포기각서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를 중단했던 59개 채권금융기관장들은 1일 오후3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대표자회의를 속개했으나 오는 4일로 회의를 다시 연기했다. 채권단은 이날 金善弘(김선홍)기아그룹회장의 회의장 입장을 거부, 대표자들만으로 회의를 진행하다 막판에 김회장에게 소견을 밝힐 기회를 10분간 주었으나 『보완된 자구계획에 설득력이 없고 경영진의 자구의지도 충분치 않다』며 회의 재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아그룹은 2조8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과 1조5천억원 규모의 인건비 등 경비절감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거듭 수정하지 않는 한 채권단의 지원을 얻어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기아그룹은 △김회장 등 경영진의 사직서(경영권 완전 포기각서) 제출은 무리이고 △인원감축 및 인건비 절감의 노조동의서는 노사결의문으로 대신하며 △아시아자동차를 기아자동차에 합병하겠다는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 등 15개 계열사의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실사의뢰와 1천8백85억원의 긴급운영자금 지원 등의 사안이 하나도 결정되지 못했다. 김회장은 『그룹의 정상화가 어려울 때는 언제든 물러나겠지만 회장이 각서를 내면 회사의 중심이 흔들린다』며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을 거듭 거부했으며 채권단은 이를 용인하지 않았다. 〈윤희상·이강운·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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