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이호텔,신성무역 매수…적대적 M&A 성공

  • 입력 1997년 8월 1일 07시 50분


신성무역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던 사보이호텔이 신성무역 주식 공개매수에 성공, 새로운 주인으로 떠올랐다. 이번 M&A는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새 증권거래법에서 상장회사 지분의 25% 이상을 취득하려는 경우 50%+1주까지 사들이도록 의무화, 공격측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킨 이후의 첫 적대적 M&A 사례여서 주목된다. 사보이호텔은 31일 『지난 12일부터 진행한 공개매수 결과 매수 목표량인 14만8천여주(30.51%)의 두배가 넘는 31만4천여주가 청약됐다』고 밝혔다. 사보이호텔은 공개매수 목표량만큼 사들이게 돼 지분은 20.70%에서 51.21%로 높아진다. 사보이호텔은 지난 4월 신성무역 주식 13.59%를 사들였다고 증권당국에 신고하면서 적대적 M&A를 선언했으나 공동목적 보유자의 지분을 숨겼다는 이유로 증권당국의 제재를 받아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공개매수에 성공, 적대적 M&A를 이뤄냈다. 한편 신성무역 기존 대주주였던 金弘建(김홍건)사장은 31일 갖고 있던 주식 전량(14만2천여주·29.25%)을 사보이측 공개매수에 전격 청약했다. 이에 대해 신성무역측은 『경영권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주식매각대금을 받아 실속을 챙기는 동시에 공개매수되지 않고 되돌아오는 절반 가량의 주식은 그대로 보유, 2대주주로 남겠다는 것. 신성무역은 이와 함께 사보이측이 위장 분산지분을 합법적으로 「세탁」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이용했다며 수일내에 공개매수 무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적대적 M&A는 지난 94년11월 한솔제지가 공개매수를 통해 동해종합금융(현 한솔종금)의 경영권을 인수한 게 시초. 당시 동해종금 주식 9.9%를 갖고 있던 한솔제지는 45만주를 추가로 매입, 지분율을 25%로 높여 경영권을 완전 장악했다. 이후 한농(95년5월) 인천투자금융(95년9월) 한길종합금융(96년3월) 동해펄프(96년9월) 등 M&A사례가 잇따랐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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