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５인 국가위기 처방］김태길／『경제살리기 주력』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마음을 비우고 우선 국민신뢰를 회복해야 이 난국을 풀어갈 수 있다. 임기초기의 지나친 자신감과 독선이나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또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오로지 현재의 난제를 푸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각종 비리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차남 賢哲(현철)씨를 비롯해 친인척 측근들의 부정 비리를 있는 그대로 수사,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만 해명성 조치를 취하고 적당히 넘기려 할 경우 국민들의 의혹만 더욱 증폭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앞장서서 밝힐 것은 밝히고 책임자들을 문책, 동요하는 민심을 가라앉히는 방법밖에 없다. 김대통령은 또 부정 비리의 철저한 색출 단죄와 함께 남은 임기동안 경제살리기와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 경제가 무너지면 국민 전체가 고통에 빠진다. 대통령이 다른 욕심없이 경제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한다면 국민들도 고통분담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다. 국민과 언론도 너무 흥분하거나 정권퇴진운동 등 극단적 저항보다는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하면서 비리수사 과정을 철저히 감시하는 한편 국가공동체의 존립을 위해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한다. 김태길<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