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경제수석 기자간담]『정부 부도시기 정한일없어』

  • 입력 1997년 1월 28일 08시 17분


李錫采청와대경제수석은 27일 한보철강 특혜대출과 관련,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누가 개인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개입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수석과의 일문일답 요지. ―한보부도사태의 전말은…. 『지난해 12월초 재정경제원과 은행감독원 주거래은행에 한보의 실상과 내용을 보고토록 요청했다. 그 과정에서 한보에 백지어음이 돌아왔고 우선 부도를 막아야한다는 입장에서 2천1백50억원이 나갔다. 12월 하순에 나온 종합보고는 더이상 힘들다는 판단이었다. 제삼자 인수를 고려했으나 일부 은행들은 한보가 좀 더 자구노력을 한다면 계속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1월초 재경원을 비롯한 몇 군데에 다시 한번 판단을 요청했다. 정부나 은행으로서 부도를 낼만한 최종 판단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1월13일 전후로 1천4백50억원이 또 나갔다. 당시 은행들은 「주식을 담보로 받겠다」고 배수진을 쳤으며 鄭泰守(정태수)씨가 이를 거부해 공방이 벌어졌다』 ―정부가 부도시기를 선택했나. 『증시에 한보가 위태롭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단자회사들이 백지어음을 계속 돌려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은행들이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정부가 시기를 선택할 상황이 아니었다. 만일 정부가 시기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설이후가 됐을 것이다. 부도를 내지 않고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 것은 정부의 본연의 임무이자 당연한 책무다. 당시 정부는 한보철강 경영에서 정씨를 손떼게 할 것인지를 판단, 선택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인가과정의 문제는…. 『89년에 정식인가가 난 것으로 안다. 그후의 철강공장 확장 등은 정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한보철강은 처음에 연산 3백만t에서 출발했다. 당시는 충분히 채산성도 있었다. 96년부터 철강경기가 나빠졌지만 95년까지는 최고였다. 더욱이 총 대출액 5조원 가운데 1조8천억원은 렌트와 리스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누가 특혜를 주는 게 아니라 렌트와 리스회사가 오히려 세일즈하는 것이다』 ―제삼자 인수는 결정됐나. 『아직 공장이 완공되지 않았다. 일단 완공시켜 가동해봐야 정말로 얼마짜리인지 나올 것이다. 제삼자 인수도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金東哲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