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이모저모]「마지막 카드」 애써 강조

  • 입력 1997년 1월 23일 11시 57분


<한보철강 이모저모> ○…한보그룹은 23일 채권은행단의 압력에 밀려 한보철강 주식 일체를 은행담보로 제공키로 결정하고서도 이에 대한 공식발표를 계속 유보해 경영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내보였다. 그룹은 『주식담보 제공이 곧 제3자인수를 전제로한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봐 달라』면서『은행들이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 부도를 내겠다니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마지막 카드』라고 애써 강조. ○…鄭泰守총회장은 이날 새벽 2시에 긴급사장단회의를 소집, 모처로부터 주식포기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음을 설명하고 주식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표명. 鄭총회장은 전날까지 각 은행장들과 만나 담판을 지으면서 고성을 주고 받으면서 주식포기 불가 입장을 끝까지 고수, 은행장들과 감정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채권은행들의 태도가 더욱 강경해져 사태가 악화된 것 같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 그룹 관계자는 『주식을 완전히 넘기면 회사가 남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는데 어느 경영자가 미련이 없겠느냐』면서 『은행권이 여론을 통한 대세몰이 식으로 압박을 가해 오는데 鄭총회장이 불만을 느낀 것 같다』고 해명. ○…한보철강이 주식담보 제공과 함께 은행관리를 받게 됨에 따라 제3자인수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한보그룹은 『현단계에서 제3자 인수문제를 미리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항변. 그룹은 『당진제철소의 최종 완공 이후에도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나 제3자 인수절차를 밟아도 할말이 없지만 현재로서는 제철소 완공이 급선무』라면서 『미리부터 제3자인수를 거론하면서 제철소를 무주공산으로 남겨놓을 경우 죽도밥도 안된다』고 주장. 그룹 관계자는 『제3자 인수문제는 회사의 상태와 문제점을 파악, 인수기업을 물색하고 실사작업을 벌이는데만 최소한 수개월이 걸리는 문제인데 금융권에서 흘러나오는 시나리오 처럼 두부모 자르듯이 단번에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 ○…한보철강의 주식 일체에 대한 담보제공과 은행관리 수용 방침이 정해지자 그룹내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는 것 같다』는 우려섞인 분위기가 팽배. 대부분의 계열사가 한보철강의 여신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고 한보건설도 당진제철소 건설에 매달리고 있는 점 때문에 그룹 전체에 충격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내 분위기는 비장한 느낌. 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한보철강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임금동결과 부동산 매각 등에서 한발 더나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과감한 계열사 정리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자구노력을 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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