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경기실종 유통업체들 『울상』…5∼30% 매출『뚝』

  • 입력 1996년 12월 9일 11시 46분


연말경기가 추위만큼 꽁꽁 얼어붙었다. 예년 이맘 때같으면 직장 단체 가족들 단위의 연이은 모임과 물품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등 비교적 씀씀이가 풍성했으나 올들어서는 계속된경기침체로 아예 연말경기가 실종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재래시장 호텔 음식점 술집 등 연말경기를 노리는 업체들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매기가 뚝 떨어져 울상이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연말에는 업계 평균 1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대다수 업체들이 전년수준보다 많게는 30%, 적어도 5% 이상 판매실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시중 유명백화점들은 입점고객숫자가 예년보다 소폭으로 늘어났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숫자는 예년에 비해 절반밖에 안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초까지만 해도 매출 3조원대를 기대하던 롯데백화점도 2조6천억∼2조8천억원대로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회사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할인점의 급증과 경쟁점 출점등으로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어온 지역백화점들도 갖가지 사은품이나 경품제공행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체들이 연말연시 직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백화점에 주문하는 특판수요도 불황으로 예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데다 그나마 가격대와 수량면에서도 전년의 50%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과 함께 경기동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서울 남대문,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도 예년의 경우 하루 평균 35만∼40여만명이 찾아들었으나 최근에는 평균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올라온 지방상인들을 태운 전세버스 대수도 전년의 하루 평균 70∼80대 규모에서 이달들어서는 절반 수준으로 뚝떨어졌다는 것이다. 롯데 신라 힐튼 등 특급호텔들의 연회장 예약은 거의 다 끝난 상황이지만 참석자 숫자와 주문 식음료의 가격수준은 예년보다 평균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불황으로 인한 기업체들의 접대비 삭감으로 그동안 울상을 지어온 서울 강남 룸살롱 등 고급유흥업소들의 예약률도 평균 30% 수준에 불과,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폐쇄하는 숫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예년의 경우 연말이면 기업체들의 보너스 지급, 크리스마스 및방학특수 등으로 반짝경기라도 형성됐으나 올해는 그나마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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