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前 소개된 ‘구란도마 구기스’…신문서 엿보는 식문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30일 11시 17분


신문박물관 ‘신문 위에 차려진’ 기획전

서울 종로구 신문박물관 PRESSEUM에서 기획전 ‘신문 위에 차려진’이 24일 개막했다. 근현대 발행된 신문 기사를 통해 시대별 사회상과 식문화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변화했는지 짚은 전시다. 최초의 근대적 민간 신문이 등장한 1896년부터 1990년대까지를 다섯 시기로 나눠 살폈다.

과거 요리법은 주로 어머니에서 딸로 전승되고는 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신문이 보편화하자, 조리 지식이 표준화된 정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1925년 4월 15일 동아일보에는 ‘조부모 전병 과자(구란도마구기스·grandma cookies)’ 만드는 법이 소개됐다. 재료는 계란 한 개, 우유 다섯 작(勺), 사탕 한 홉 등. 마지막 순서로는 “가운데 건포도 1개를 박아 넣든지 흰 각설탕을 가루로 해서 뿌려 구운 즉, 아름답고 맛이 좋다”고 했다.

식문화 기사는 시대에 따라 여성 인권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신문들은 조리법이나 식사 예절을 ‘부인 면’, ‘가정 면’ 등에서 다뤘다. 하지만 약 50년이 지난 1990년대에는 ‘커리어우먼 면’ 등이 생겨나면서 ‘직장인을 위한 5분 레시피’ 같은 코너들이 소개됐다. 전시를 기획한 이윤하 학예연구원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에 따라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간편 조리법 기사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에 실린 광고들을 통해 당대 음식에 대한 인식을 엿보는 재미도 있다. 1902년 5월 22일 황성신문에는 오늘날에도 판매되는 일본 ‘에비스’ 맥주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는 “세상에 술 종류는 여러 백 가지가 있으나, 맥주같이 몸에 해롭지 않고 도리어 효험이 많은 것이 없소”라고 해 웃음을 자아낸다. 8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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