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혀 있던 먼 옛날의 기억을 인양하다”…안종우 ‘우모레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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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살롱 4~22일

안종우 작가의 개인전 ‘우모레기’ 포스터 (도로시 살롱 제공)
안종우 작가의 개인전 ‘우모레기’ 포스터 (도로시 살롱 제공)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 도로시 살롱은 올해 첫 전시로 안종우 작가의 개인전 ‘우모레기 UMOREGI 埋れ木: 땅으로 자라는 나무’를 선보인다.

4일부터 시작해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기억의 불완전성과 이를 보완하는 기록의 본질에 대해 천착해 온 작가의 3년 만의 개인전이다. 전시 제목인 ‘우모레기’는 땅속에 묻혀 화석화된 나무를 뜻한다. 보이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인간의 기억을 상징한다.

안종우 작가의 작업은 자신의 독특한 성장 배경에서 기인한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며 겪은 정체성 혼란과 사라져가는 고향의 기억을 붙잡으려 했던 경험은, 성인이 된 그에게 “왜 우리는 기억하고 기록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남겼다.

이번 연작은 사적 기억과 집단적 기록의 정교한 편집이다. 화면에는 카라바지오 등 고전 회화의 인물, 1980년대 미국 홈쇼핑 카탈로그의 이미지, 조선시대 고서의 붓글씨가 공존한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파편들이 결합되는 과정은 기억이 재구성되고 변형된다.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독창성을 발휘한다. 검프린트, 시아노타입 등 초기 사진 기법에 동양화 재료인 분채를 결합하고, 네거티브 필름에 직접 개입해 이미지를 필사한다. 이는 시각적 기억에 손과 몸의 촉각적 경험을 더해 실존을 증명하려는 시도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동양화를 공부하며 사진 작업을 병행하는 안종우의 이력은 그의 작업에 깊이를 더한다.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묻혀 있던 기억을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려내는 과정이자, 손끝의 저항을 통해 확인하는 살아있는 기록이다.

도로시 살롱 관계자는 “작가가 지난 3년간 집요하게 실험하고 연구한 신작들을 처음 공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적인 기억이 어떻게 사회적·역사적 기록으로 확장되는지 알 수 있다. 아울러 그 안에서 개인의 실존이 어떻게 증명되는지 목격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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