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가족’에 꽂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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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막… 주제는 ‘올 인 더 패밀리’
여러 각도로 가족 해석한 공연 14회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강동석 SSF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박상욱(왼쪽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제공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강동석 SSF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박상욱(왼쪽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제공
국내 대표 실내악 축제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란 주제로 펼쳐진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SSF는 23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개막공연 ‘클래시컬 패밀리’를 시작으로 5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폐막공연 ‘비극의 피날레’까지 가족을 여러 각도로 해석한 공연이 14회에 걸쳐 열린다. 축제엔 국내외 연주가 60명이 참여한다.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동석 SSF 예술감독(바이올리니스트)은 “가족에는 친족뿐 아니라 음악적인 가족들도 있다. 예를 들어 현악4중주단은 진짜 가족보다 더 많이 시간을 보내는데 이 또한 다른 의미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민족적 배경을 가진 작곡가들, 시대를 앞선 작곡가들, 비슷한 개인사를 가진 작곡가들, 같은 악기들의 앙상블 등 다양한 ‘패밀리’를 주제로 삼았다”고 밝혔다.

2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비극의 패밀리’ 콘서트에서는 역사적으로 같은 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오늘날 적이 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작곡가들을 조감한다. 이 축제의 ‘시그니처’로 윤보선 고택에서 열리는 고택음악회는 27일 열린다. ‘기념일’을 주제로 올해가 탄생 또는 서거 기념 해인 푸치니, 포레, 스메타나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30일 ‘몰토 에스프레시보!’라는 제목으로 연주하는 에스프레시보 피아노 콰르텟에도 눈길이 간다. 실내악의 대가인 바이올리니스트 제이미 라레도는 아내인 첼리스트 샤론 로빈슨, 피아니스트 조지프 칼리히슈타인과 ‘KLR 3중주단’으로 45년 동안 활동하다 칼리히슈타인이 세상을 떠나자 피아니스트 안나 폴론스키, 비올리스트 밀레나 파야로판 더 스타트와 새 4중주단 에스프레시보 콰르텟을 꾸려 오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연주다.

5월 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뮤지컬 패밀리’는 가족처럼 호흡을 맞춰온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등이 무대에 오른다. 5월 3일 같은 곳에서 열리는 ‘나보다 나은 반쪽’에는 비올리스트 이화윤과 첼리스트 조영창 등 부부 음악가들이 출연한다. 5월 4일 가족음악회 ‘유머레스크’에는 코믹 듀오 ‘이구데스만 앤드 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주형기의 주도로 빵빵 터지는 음악 속의 유머가 펼쳐진다.

2017년부터 이 축제에 함께한 피아니스트 박상욱은 기자간담회에서 “솔리스트들은 혼자 외롭게 싸우는 존재들인데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실내악을 만들 때 굉장한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SSF에 출연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는 “실내악에는 사우나에서 땀을 빼듯 ‘클렌징’하는 느낌이 있다. ‘그렇지, 이게 음악을 하는 이유였지’라고 느낀다”고 전했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솔로는 자기 것만 연습하면 되지만 실내악은 다른 사람과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 실내악을 못 하는 음악가는 좋은 음악가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족#올 인 더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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