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장곡사 금동약사불 국보 됐다…안중근 유묵 5점은 보물 지정

  • 뉴스1
  • 입력 2022년 6월 23일 11시 23분


코멘트
문화재청은 고려 충목왕 2년(1346)에 제작된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독립운동가 안중근(1879~1910)이 중국 여순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인 1910년 3월에 남긴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 5점도 한꺼번에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 후기 금동약사불상으로, 단아하고 정제된 당대 조각 경향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약 그릇인 약합(藥盒)을 든 약사여래 도상을 정확히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 비례감 있는 신체, 섬세한 의복 장식 표현 등 14세기 불교 조각의 전형적 양식이 잘 남아 있다.

불상에서는 길이 10m가 넘는 발원문(부처에게 비는 소원을 적은 글)도 나왔는데 1117명에 달하는 시주자와 발원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는 동시대 단일 발원문으로서는 가장 많은 이름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이 중에는 공민왕의 몽골식 이름인 ‘바얀테무르’(伯顔帖木兒)도 있다.

발원문을 지은 승려 백운은 1377년 간행된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편찬한 백운 경한과 동일한 인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 ‘황금백만냥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不如一敎子), ‘지사인인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 ‘세심대’(洗心臺) 등 5점도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로 지정된 유묵에는 ‘경술삼월 뤼순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이 쓰다’를 뜻하는 한문과 손도장이 있다. 이 가운데 4점은 세관 공무원, 간수과장, 기자 등 일본인에게 주기 위해 제작했다.

대련세관 근무자에게 준 ‘인무원려필유근우’는 논어에서 유래한 문구로 ‘사람이 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는 의미다. 간수과장에게 써준 ‘일통청화공’은 ‘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보유한 ‘황금백만냥불여일교자’는 ‘황금 백만 냥은 하나의 아들을 가르침만 못하다’를 뜻한다. 논어에서 유래한 ‘지사인인살신성인’은 ‘뜻이 있는 선비와 어진 이는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내용으로, 공판을 지켜봤던 일본인 기자에게 준 것이다. ‘세심대’는 ‘마음을 씻어내는 공간’을 말한다.

유묵 5점은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여주는 유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제작 시기가 분명해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됐다.

아울러 조선시대 성문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 3건과 천문도 일종인 ‘신·구법천문도(新·舊法天文圖) 병풍’, 정조가 쓴 한글 편지 묶음인 ‘정조 한글어찰첩’도 보물이 됐다.

보물로 지정된 경국대전은 삼성출판박물관이 보유한 권1~2와 국립중앙도서관, 수원화성박물관이 각각 소장한 권1~3, 권4~6이다.

‘경국대전 권1~2’는 1471년 신묘년에 출간된 ‘신묘대전’으로, 경국대전 판본 중 가장 이른 편이다. ‘권1~3’과 ‘권4~6’은 1485년 완성된 이른바 ‘을사대전’을 바탕으로 16세기에 찍은 책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동양의 옛 천문도와 서양의 새로운 천문도를 좌우에 배치한 8폭 병풍이다. 이 유물에는 서양에서 수입한 합성안료인 ‘양록’(洋綠)이 쓰였다. 이를 미뤄보다 제작 시기는 19세기 후반으로 짐작된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품인 ‘정조 한글어찰첩’은 정조가 세손으로 책봉되기 전인 원손 시절부터 세손·재위 시절에 걸쳐 외숙모 여흥민씨에게 한글로 쓴 편지 14통을 묶은 자료다.

50여년에 이르는 정조의 한글서체 변화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외에도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영천시에 위치한 ‘영천 인종대왕 태실’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그 태(胎)를 명당이나 길지에 묻고 조성한 시설을 말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안중근 의사의 유묵 ‘일통청화공’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안중근 의사의 유묵 ‘일통청화공’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삼성출판박물관에 소장된 ‘경국대전 권1-2’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삼성출판박물관에 소장된 ‘경국대전 권1-2’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신·구법천문도 병풍 (문화재청 제공)© 뉴스1

신·구법천문도 병풍 (문화재청 제공)© 뉴스1

‘정조 한글어찰첩’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정조 한글어찰첩’ (문화재청 제공) © 뉴스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