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그녀는 한 구독자를 만나게 된다. 구독자는 “많이 다르긴 하네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 거짓말이에요?”라고 내뱉고 달아나듯 가버린다. 그녀는 구독자의 뒤를 추적해 복수하려 한다. 손원평의 ‘모자이크’는 연출된 삶에 환호하면서도 진짜 삶이 드러나길 바라는 욕망을 직시하게 한다.
이 책은 ‘관종’이라는 키워드로 한국의 젊은 작가 8명의 단편 소설을 묶었다. 김홍 서이제 이서수 등이 다양한 ‘관종’의 삶을 다룬다.
서이제의 ‘출처 없음, 출처 없음’은 잘못된 사실이 대중에게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 세밀하게 짚는다. 아역배우로 큰 인기를 끌다 2차 성징이 오면서 이른바 ‘역변한’ 신이정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활동을 중단하고 사라진다. 그는 유명 게임에서 희귀 아이템을 얻어 또 대중의 시선을 받고, 다시 한번 사라진다. 한정현의 ‘리틀 시즌’은 피해자들의 호소가 ‘관종의 외침’으로 치부돼 그들 스스로 침묵하게 만드는 현실을 고발한다.
관심에서 비롯된 일상의 파장을 개성 있는 시각으로 그려낸 작품들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