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논란’ 유퀴즈 “우리의 꽃밭, 짓밟지 말아 달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28일 08시 33분


코멘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으로 정치색 논란에 휩싸인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측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며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했다.

유퀴즈 측은 27일 ‘너의 일기장’ 특집을 방송했다. 윤 당선인의 출연 분을 방영한 이달 20일 이후 첫 방송이다. 유퀴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출연을 타진했으나 거절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형평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유퀴즈 측은 방송 말미 에필로그 ‘나의 제작일지’에서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 일지”라며 “2018년 어느 뜨거웠던 여름 날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길바닥의 보석 같은 인생을 찾아다니며 한껏 자유롭게 방랑하던 프로였다.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 유퀴즈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들의 블루스였다”고 했다.

제작진은 이어 “이 프로그램을 일궈 온 수많은 스태프, 작가, PD들은 살면서 또 언제 이토록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보통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위대한 역사를 담을 수 있어서, 어느 소박한 집 마당에 가꿔놓은 작은 꽃밭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서, 날씨가 짓궂더라도 계절이 바뀌더라도 영혼을 다해 꽃 피워 왔다”고 했다.

진행자 유재석과 조세호에 대해선 “자신의 시련 앞에서는 의연하지만 타인의 굴곡은 세심하게 연연하며 공감하고 헤아리는 사람. 매 순간이 진심이었던 유재석과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들어준 조세호”라며 “두 사람과 함께한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며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