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의 주얼리어답터] 진주가 클래식의 정석? 툭 걸쳐봐, 힙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스타일 매거진Q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복고를 현대적으로 즐기는 ‘뉴트로(New-tro)’ 트렌드가 잠시 스쳐 가는 유행이 아닌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별로 과거의 향수를 재해석한 제품이 출시되기도 하며, 과거 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가 재탄생하기도 한다. 주얼리로는 어떻게 뉴트로 무드를 연출할 수 있을까? 의외로 핫한 아이템은 부모님의 오래된 보석함 속에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어머니의 호박 귀걸이나 할머니의 쨍한 컬러의 옥 반지를 빌리는 데 성공했다면, 무채색 계열의 시크한 룩에 매칭하여 뉴트로 룩을 멋스럽게 연출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만약 뉴트로 무드의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자 한다면 디자인 또는 소재 중 하나는 현대적으로, 다른 하나는 올드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중에서도 진주를 소재로 한 뉴트로 아이템을 살펴보겠다.진주는 언뜻 올드한 느낌이 들 수 있으나, 알고 보면 요즘 굉장히 잘나가는 아이템이다. 진주가 사랑받는 이유는 다른 보석과의 조합에서 멋진 하모니를 이루거나, 혹은 그 자체로도 개성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피아제 ‘로즈 당텔 브레이슬릿’
피아제 ‘로즈 당텔 브레이슬릿’
피아제 ‘로즈 펜던트’
피아제 ‘로즈 펜던트’
먼저 다른 소재와의 멋진 하모니를 내는 진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 앤 해서웨이는 길게 늘어지는 오페라 형태의 샤넬 진주 목걸이를 착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진주와 함께 교차로 엮어진 에펠탑, 샤넬 ‘CC’로고 등 팝한 감각이 느껴지는 참 장식들이 현대적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피아제의 ‘로즈 당텔 브레이슬릿’에서도 진주의 활약을 살펴볼 수 있다. 오픈워크(내비침 세공)로 세공된 핑크 골드 장미와 꽃잎 가운데 위치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의 화려한 조합에 무심한 듯 툭 던져놓은 아코야 진주 하나가 동양화의 여백처럼 안정감과 여유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또 다른 제품인 ‘로즈 펜던트’는 여름날 시원한 소나기를 맞고 난 이후의 꽃잎과 물방울의 반짝임, 움직임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두 제품 모두 진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멋진 사례다.

프레드 ‘베데앙쥬 네크리스’
프레드 ‘베데앙쥬 네크리스’
프레드 ‘베데앙쥬 브레이슬릿’
프레드 ‘베데앙쥬 브레이슬릿’
프레드 ‘베데양쥬 링’
프레드 ‘베데양쥬 링’
프레드 ‘베데앙쥬 이어링’
프레드 ‘베데앙쥬 이어링’
프레드 ‘베데앙쥬 네크리스’
프레드 ‘베데앙쥬 네크리스’

이번에는 진주라는 보석 그 자체에 집중해보자. 동글동글한 모양의 진주는 자칫 당신을 70년대에만 머물게 할지도 모르지만, 형태적 고정관념을 던져버린다면 보다 현대적인 감각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바로크 진주는 모양이 제각각으로 삐뚤빼뚤 일그러진 진주를 말한다. 불균형과 자유분방함이 듬뿍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레드의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은 진주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도 유명한데, 프레드는 이러한 브랜드 전통을 바탕으로 ‘베 데 앙쥬’ 컬렉션을 론칭했다. 베 데 앙쥬는 불규칙한 모양의 개성 넘치는 진주를 골드로 엮거나 고정하여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날것의 진주를 묶는 듯한 느낌의 디자인은 ‘바다, 진주’라는 콘셉트와 함께 성장해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냄은 물론, 진주를 스타일리시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든 멋진 시도라고 본다.

불가리 ‘디바스 드림 링’
불가리 ‘디바스 드림 링’
불가리 ‘디바스 드림 이어링’
불가리 ‘디바스 드림 이어링’
불가리‘디바스 드림 브레이슬릿’
불가리
‘디바스 드림 브레이슬릿’
불가리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
불가리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
마지막으로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에 진주를 더하고 싶다면, ‘마더 오브 펄’(진주의 어머니)이라 불리는 자개를 세팅한 아이템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가리의 아이코닉 컬렉션인 ‘디바스 드림’ 컬렉션은 부채 모티프의 모자이크 디자인에 커넬리안, 터쿼이즈 등 다양한 유색석을 세팅하여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중 마더 오브 펄이 세팅된 피스의 경우, 자개 특유의 우아함과 기품이 주얼리를 착용하는 여성의 시간을 과거와 현재의 사이로 교차시킬지도 모른다. 디바스 드림은 반지, 펜던트 목걸이, 귀고리 등 다양한 제품으로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있다. 뉴트로 무드를 고려한다면 마더 오브 펄과 오닉스 또는 마더 오브 펄과 말라카이트 등 색다른 느낌의 스톤이 세팅된 제품을 추천한다.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스타일매거진q#스타일#패션#쥬얼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