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서 백제시대 토목공사 흔적 발견…풍납토성 이래 최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4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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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에서 백제시대에 진행된 대규모 토목공사 흔적이 발견됐다. 한성시대에 축조된 풍납토성 이래 최대 규모로, 웅진 천도 때 벌어진 수도 건설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공주시와 공주대학교박물관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발굴조사에서 쌍수정 일대의 추정 왕궁지를 출입하는 길과 왕궁지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 국가에서 진행한 대규모 토목공사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발굴 현장은 충남 공주시 금성동 14-4번지 일원으로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에 조사 현장에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발굴조사는 쌍수정 일대의 백제 왕궁지와 1932년 이곳으로 출입하기 위한 관광도로를 만든 구간이다. 왕궁으로 출입하는 길과 왕궁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 국가에서 시행한 대규모 토목공사 흔적을 확인했다.

공산성 추정 왕궁지 출입시설은 문궐(門闕)의 형태로 양 측면에 대규모의 성토다짐을 한 구조다. 동쪽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는 지형에 길이 50m, 너비 36m, 깊이 3.5m의 대규모 성토다짐을 한 형태이며 흙을 경사지게 쌓은 뒤 다시 수평으로 쌓는 방법을 반복해 안정적인 지반을 조성했다.

성토대지의 경사면에는 강돌(천석·川石)과 깬돌(割石·할석)을 깔아 성토구조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했다. 현재 사용되는 건축부재로 연약지반 성토층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필터매트 같은 기능을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대규모 성토다짐이나 외벽 보호시설과 같은 토목구조는 백제 시대 한성 도읍기의 왕성인 풍납토성에서 확인된 이래 최대 규모의 백제 토목공사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면서 축조한 대규모의 국가 시설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공주 공산성의 역사적인 정체성을 고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특히 성토다짐이 이뤄진 문궐시설은 쌍수정 일대의 대상건축(臺上建築)과 동서방향의 자연축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축조한 것으로 궁전 앞의 문과 관련된 대궐(大闕)과 같은 시설로 추정할 수 있다. 또 산의 능선을 깎아 넓고 평탄한 대지를 조성한 쌍수정 광장에는 길이 30m 이상의 기둥열(柱列)이 출입시설과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북쪽의 쌍수정 건물이 있는 높은 대지는 자연지형을 의도적으로 깎아 지면보다 높은 여러 개의 단(壇)을 만든 시설물이다. 국가 또는 왕권의 위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 발굴조사의 하나인 공주 공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송산리고분군과 함께 백제 웅진기 중요 유적이다.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해 왕궁성으로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4㎞ 길이 대규모 왕궁성으로 1980년대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 성안 곳곳에서 추정 왕궁지와 관련 유적, 다양한 건물지와 저장구덩이 등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주 공산성 왕궁유적의 복원 고증을 위한 연구기반 활성화와 함께 공주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실체 규명을 통해 백제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적의 보존과 관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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