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 정지현 PD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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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보고, 사진 찍고, 사담 나누고….

정지현 PD의 태도가 tvN 새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기대치를 떨어뜨렸다.

정 PD는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새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제작발표회에서 산만하기짝이 없었다.

이날 탤런트 장기용(27)은 ‘여성 드라마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 PD는 장기용이 답변할 때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하곤 했다. 폰으로 임수정(40)의 사진을 찍어주며 장난도 쳤다. 순간 장기용의 표정은 굳어졌다.

정 PD는 자신의 질문에 귀 기울이지도 않았다. 옆자리에 앉은 임수정의 머리를 매만지거나, 잡담을 했다. 시청 포인트를 묻자 “조금 있다가”라며 연기자들을 향해 “먼저 (말하라)”라고 했다. 스스로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횡설수설했다. 제작발표회가 처음이어서 긴장할 수도 있겠지만, ‘준비가 부족하고 무성의하다’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았다.

질문의 핵심에서 벗어난 발언도 이어졌다. “이다희는 실제로 욕을 잘한다”, “나는 ‘무도(무한도전)빠’다“, “권은솔 작가가 연하남을 좋아 한다” 따위다. 관계자석에 자리한 제작사, 방송사 임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 PD는 “처음이니 이해해달라”고 했지만, MC 박슬기(33)가 “저도 감독님 처음인걸요”, “감독님이 굉장히 산만하다”고 할 지경이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업계 1위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본부장 ‘배타미’(임수정)는 “저희 유니콘은 검색어를 조작합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검색어 조작 관련 이슈가 화두로 떠오른 적이 있기에 ‘어떻게 취재를 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정 PD는 “(포털 관계자) 인터뷰를 했는데, 예민한 문제라서 취재는 힘들었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선 안에서 픽션으로 접근했다. 취재하기보다 작가님의 허구 안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답했다.

보충 질문이 이어지자 정 PD는 “뉴스, 유튜브에서 보면 (포털 검색어 조작은) 실제로 있었던 일 아니냐. 거기서 출발했다”면서도 “취재를 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우리를 만나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탤런트 임수정(40)이 대신 답했다. “연예, 사회, 정치 이슈 관련 키워드가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로 오르지 않느냐”며 “우리 드라마에 어디에서 본 것 같은 내용이 담기지만, 감독님이 말할 것처럼 허구다. 시청자들에게 포털사이트 관련해서 몰랐던 부분을 알려줘서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심각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는다.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이키 보다 ‘아~그렇구나!’하며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슬기는 제작발표회 말미 “업계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낸 뒤 창작을 덧붙였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오해의 소지는 없을 것”이라며 ”성심성의껏 답변이 이뤄지지 않아 양해의 말씀 부탁한다”고 청했다.

‘WWW’는 이응복 PD와 ‘미스터 션샤인’(2018)을 공동 연출한 정 PD의 데뷔작이다. 김은숙 작가의 보조로 필력을 쌓은 권은솔 작가와 의기투합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 PD는 ‘WWW’의 기획 의도, 감상 포인트, 차별점 등을 묻는 질문에도 재미 만 강조했다. “4회까지 나온 극본을 읽고 거꾸로 권은솔 작가에게 ‘16부회까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느냐’고 물었다. 작가가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 나도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굉장히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에 판타지가 있다. 시청자들에게 ‘연애는 저렇게 해야지!’하는 판타지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극본이 정말 재미있는데, 초보 감독인 나 때문에 ‘욕을 먹으면 어떡할까?’ 걱정”이라며 “재미있게 잘 만들겠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WWW’는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 회사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들과 그녀들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들의 로맨스물이다. 다음달 5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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