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본 순간 인생 최고 음악축제 확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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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철원 DMZ서 뮤직페스티벌 여는 음악축제계 ‘미다스의 손’ 英 엘본

26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세계적 음악축제 기획자 마틴 엘본. 그는 “(대형 월드뮤직 축제) 워매드(WOMAD)를 함께 만든 음악가 피터 게이브리얼을
비롯해 많은 세계적 인사가 DMZ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6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세계적 음악축제 기획자 마틴 엘본. 그는 “(대형 월드뮤직 축제) 워매드(WOMAD)를 함께 만든 음악가 피터 게이브리얼을 비롯해 많은 세계적 인사가 DMZ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6월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제1회 ‘피스 트레인(Peace Train) 뮤직 페스티벌’(이하 피스 트레인)이 열린다.

피스 트레인은 DMZ 인근에서 열리는 최초의 대형 국제 야외 음악 축제다. 강원도, 서울시 등이 공동주최하고 코레일이 후원하는 이번 축제의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은 마틴 엘본 씨(61)를 25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났다. 그는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메인 프로그래머다.

엘본 위원장이 음악 축제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이유는 그가 30년간 지켜온 유럽 최대 음악축제(글래스턴베리) 기획자란 직함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영국, 인도, 캐나다, 팔레스타인을 돌며 새 페스티벌을 기획해 궤도에 올렸다. 영국과 호주에서는 공연을 통한 도시 재생 관련 정부 자문을 맡았다.

전 세계를 돌며 ‘이곳에 음악축제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에만 골몰하는 그가 철원 DMZ를 향해 ‘유레카!’를 외친 것은 지난해였다.

“9월 서울 홍익대 인근 음악 축제 ‘잔다리페스타’에 초청됐다가 관광차 DMZ를 들렀어요. ‘여기다!’ 했죠. 40년간 음악축제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DMZ라면 일생일대의 페스티벌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어요.”

그는 DMZ가 보존한 천혜의 자연경관, 서울에서 가까운 입지, 평화 기원이란 범인류적 메시지라는 조건까지 완벽했다고 말했다. 철원의 기차역(월정리역)을 보고는 영국 가수 캣 스티븐스의 히트 곡 ‘Peace Train’이 떠올라 페스티벌 이름도 지었다. “스티븐스에게 직접 연락해 이름 사용 허락까지 구했습니다.”

그는 공연계 인맥을 총동원했다. 영국 유명 음반사 ‘쿠킹 바이닐’의 마틴 골드슈미트 회장, 런던 올림픽 관련 평화 행사 ‘아프리카 익스프레스’ 기획자 스티븐 버드 등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12월, 이들과 함께 철원 DMZ를 찾아 공동 답사를 하고 ‘OK’ 사인을 냈다.

‘피스 트레인’은 6월 21∼24일 열린다. 김수철 강산에 크라잉넛 장기하와얼굴들 세이수미 등 한국팀, 제노비아(팔레스타인), 조이스 조너선(프랑스) 등 해외팀이 DMZ 인근 노동당사, 월정리역, 고석정 등의 여러 특설 무대에서 공연한다. 북한 현지 음악가도 섭외할 예정이다.

언젠가 DMZ에서 U2의 무대도 볼 수 있을까. “안 될 것 없습니다. 거물급 밴드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요. 5년 뒤, 일본 대만의 음악 팬까지 수만 명이 몰려 평화의 합창을 하는, ‘아시아의 글래스턴베리’를 꿈꿉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게 저의 업입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비무장지대#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마틴 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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