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드뷔는 이제 22년이 됐다. 100년이 훌쩍 넘는 다른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에 비하면 신생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스위스의 터줏대감들 사이에서 청년 로저드뷔가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끊이지 않는 ‘파격’ 덕분이다. 23일 장 마크 폰트로이 로저드뷔 대표이사를 만난 곳 역시 파격적인 곳이었다. 최고경영자(CEO) 공식 인터뷰를 지하주차장에서 진행한 건 아마도 최초가 아닐까. 다음은 일문일답.
―로저드뷔가 슈퍼카와 만났다.
“사실 자동차 브랜드와 시계 브랜드의 협업은 기존에도 있었다. 그러나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람보르기니와 우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소비 집단이 겹친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점도 비슷하다. 헬리콥터, 요트, 슈퍼 바이크 등 우리와 어울릴 만한 것들을 찾아봤는데 결론은 슈퍼카였다. 기술과 디자인의 혁신을 끊임없이 해나간다는 경영철학도 같았다.” ―서로에게 영향을 좀 끼쳤나.
“이번 파트너십은 서로의 고객을 공유하는 데 있다. 우리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시켜 준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로저드뷔 고객 중 이번 제품 출시 후 람보르기니 차량을 2대 구입한 사람도 있다. 조화만 잘 이뤄지면 ‘윈-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
“다른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 비하면 짧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술과 디자인에서 매번 혁신을 추구해왔다. 연구개발(R&D)에 엄청난 예산을 투자했고 창의적인 접근으로 차별을 두려고 했다. 특히 기존의 관습을 깨려고 노력했다. 람보르기니 차량에 실제 사용하는 카본 소재를 시계에 적용한 사례는 아마 우리뿐일 거다. 30, 40대 젊은 고객들은 기존의 룰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계를 원하고 있다.” ―로저드뷔에 한국시장은 어떤 곳인가.
“상당히 전략적인 시장이다. 서울은 전통적이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곳이다. 조화가 잘 이뤄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아주 좋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만간 1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다. ―얼마 전 창업주인 로저드뷔가 별세했다.
“그는 우리 브랜드의 역사이고 전설적인 인물이다. 지금의 로저드뷔를 이룩한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같이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그가 남긴 ‘창의적인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제품들을 내놓겠다.” ―시계에 대한 철학이 있나.
“시계는 한 점의 예술작품이다. 시계는 시간만 보려고 차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을 나타낼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시계를 소유하고 착용하면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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