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37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미묘한 격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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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백 6단 ● 두샨 미티치 5단
7라운드 8보(90∼100)

흑 ○는 당연히 둬야 할 곳이지만 반드시 교환해야 할 수순을 놓쳤다. 참고도를 보자. 흑 1을 선수하는 것이 꼭 필요했다. 백 2 때 비로소 흑 3으로 밀어갔으면 완벽했다.

두샨 미티치 5단은 백 2로 인해 흑 ○ 2점이 잡힐 수 있다는 점이 싫었던 것 같다. 하지만 참고도 흑 1의 가치가 흑 ○ 못지않게 크다. 백도 흑 3 이후에 한가하게 흑 ○를 잡고 있을 새가 없다. 그러다간 흑 중앙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전에선 백이 귀의 흑 한 점을 잡아 이득을 챙겼을 뿐 아니라 선수마저 잡아 백 100으로 중앙 삭감을 시작해선 순식간에 백이 유리한 형세로 돌변했다.

아마 최고 수준 고수들의 기량은 겉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특히 포석에선 프로기사와도 견줄 만하다. 하지만 참고도 흑 1과 같은 끝내기, 선·후수 차이, 국면의 급소 등을 판별하는 시야는 다르다. 승부는 눈에 보이는 실수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로 갈린다. 미티치 5단이 지금까지 잘 버티며 팽팽한 형세를 유지해 왔지만 미묘한 격차를 넘지 못했다. 형세 차이는 크지 않은데 국면이 단순해 뒤집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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