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이지현의 감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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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이지현 5단
본선 4강 1국 3보(42∼58)

흑 ○는 백 대마를 공격하는 급소. 하변 백을 공격하면서 우변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이로써 중앙에서의 공중전이 불가피해졌다. 이제부터 이지현 5단의 행마 감각이 드러난다. 귀나 변에 비해 중앙은 행마의 다양성 지수가 높은 곳. 그래서 춤사위 같은 수가 자주 등장한다. 정답은 없지만 존재 이유가 있는 수들이 반상 위에 흩뿌려진다.

먼저 흑 43. 좌변 백 모양을 견제하며 하중앙 백 대마의 공격을 본다. 딱 그곳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형태상으로는 그럴듯하다. 두 번째는 흑 49. 백의 진로를 막아 대마를 은은하게 압박한다. 좌변으로 나가는 탈출로를 좁히면서 백을 우상 쪽으로 몰고 간다. 국후 이 5단은 흑 49 대신 참고 1도 흑 1도 제시했다. 백 2로 나가는 정도인데 흑 3, 5로 백을 쫓으면 얻을 게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세 번째인 흑 57은 중앙에선 보기 힘든 밭 전(田) 자 행마. 역시 한마디로 설명이 안 되는 수다. 굳이 해석하자면 백이 좌변을 지키면 두터움을 쌓아 중앙 백을 노리겠다는 뜻이다. 곱게 지키는 것으로는 직성이 안 풀리는 이세돌 9단이 백 58로 밭 전 자 행마의 빈틈을 찔러 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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