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이판사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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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훈 5단 ● 이세돌 9단
본선 8강 4국 7보(106∼122)

흑 ●에 대해 백 6으로 차단하는 이동훈 5단의 손길은 결연한 듯 보였다. 적어도 흑이 6의 곳으로 넘어가는 것만큼은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뜻이다.

관전자들은 흑 7 때 백이 A로 젖혀 대형 전투가 벌어질 것을 기대했다. 그게 참고도 백 1.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혈전이 벌어진다. 이후 변화 중 하나가 흑 20까지인데 백이 위험하다. 이 과정에 수많은 변화가 있지만 백에게 좋은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게 검토실의 중론이었다.

그래서 이 5단은 냉정하게 백 8로 물러섰다. 신예지만 침착함이 경험 많은 기사 못지않다. 이러면 진행은 쉬워진다. 흑은 하변 백 진을 깎고 백 석 점을 잡는 맛을 남겨두는 정도로 처리한다. 흑 15로 중앙을 정비하자 모양이 간명해졌다.

백 16은 단순히 집을 키우는 끝내기가 아니다. 크기로만 보면 좌상 흑 17의 곳이 가장 크다. 하지만 백 16을 생략해 흑이 B를 차지하면 하변 백 집이 전부 옥집으로 변하고 좌하 쪽에도 가일수가 필요하다.

백 20도 10집 남짓한 곳으로 21의 곳이 더 크다. 하지만 이 5단은 뒤를 내다본다. 형세의 반전을 위해 백 22로 중앙 흑의 단점을 노리려면 백 20이 꼭 필요하다. 불리한 백으로선 이판사판의 승부인 셈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59기 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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