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구원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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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한상훈 7단
본선 8강 3국 5보(87∼101)

백 ○는 응수타진이라고 볼 수 있지만 흑이 강하게 받으면 한번 붙어보자는 으름장이기도 하다. 흑 87, 89로 물러선 것은 냉정한 선택. 흑이 버티면 백은 흑 진에서 수를 내려고 달려들 수도 있다. 흑으로선 굳이 필요 없는 모험이다.

백은 ○와 88을 지렛대로 활용해 좀 더 거창한 구상을 하고 있다. 백 90이 그 첫걸음. 아직 확실히 집 모양을 갖고 있지 않은 하변 흑 대마를 노리는 것이다. 백 94도 악수에 가깝지만 일단 교환한 것도 같은 의도다. 결국 이창호 9단은 백 96으로 칼을 뽑아들었다. 예전 같으면 상대의 묘수를 우려해 단도직입적으로 흑 대마를 겨냥하는 수법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틈이 보인다 싶으면 강인하게 물고 늘어진다.

백 100이 놓이면서 반상엔 전운이 감돈다. 이제 연결이 끊긴 하변 흑 대마는 자체에서 두 눈을 내든 중앙 방향으로 탈출하든 절박한 타개를 해야 한다.

만약 참고도 흑 1처럼 밋밋한 수를 들고 나오면 백 12까지 순식간에 우변 흑 대마가 함몰한다.

중요한 승부처인데 한상훈 7단의 손길이 가볍게 흑 101에 멈춘다. 장문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이 수가 과연 흑 대마를 살리는 구원병이 될 수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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