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키캐스트의 원조는 미국의 버즈피드(BuzzFeed)다. 피키캐스트의 기사 유형은 대부분 버즈피드가 해 온 것들이다.
2006년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인 조나 페레티가 설립한 뉴스 벤처기업. 현재 월 순방문자(중복 방문은 집계에서 제외)가 1억5000만 명이 넘고 2014년 매출은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웃돌았다.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지난해 8월 버즈피드에 5000만 달러(약 550억 원)를 새로 투자했고 지난해 4월 뉴욕타임스는 내부 보고서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매체로 버즈피드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언론 기업인 버즈피드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 방식을 일신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버즈피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14곳’처럼 ‘∼한 몇 가지’류의 기사인 리스티클(Listicle·목록을 뜻하는 list와 기사를 뜻하는 article의 합성어)을 생산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넣는 방식을 도입해 광고 매출은 2013∼2014년 75%나 늘었다. 예를 들면 여자 화장품의 가격을 버즈피드의 남자 직원들이 추측하는 영상을 통해 화장품의 기능과 향, 가격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식이다.
이들은 시사 뉴스도 다르게 포장해 독자에게 제공한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2014년 말 미 의회 상원 정보위원회가 수감된 테러 용의자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실태를 폭로했을 때 버즈피드는 다른 매체와 차별되는 기사를 썼다. 온라인 매체들은 ‘CIA 고문 보고서에 담긴 16가지 극도로 잔혹한 학대 행위’ ‘고문의 모든 것 A∼Z’ 등의 리스티클을 내보냈다. 하지만 버즈피드는 ‘영상 하나로 요약되는 CIA 고문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저수지의 개들’에 나오는 고문 장면(5초 분량)과 함께 “CIA의 고문에 못 이겨 수감자가 거짓 자백을 했다”는 내용을 실었다.
하루 평균 300∼400개의 기사를 쏟아내는 버즈피드의 힘은 데이터 분석에 있다. 지난해 10월 버즈피드의 발행인에 하버드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데이터 전문가 다오 응우옌(41·여)이 임명된 것도 버즈피드의 철학을 말해 준다. 응우옌 발행인은 2012년 입사 후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순방문자 수를 5배로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버즈피드의 데이터 분석은 성별 지역 나이는 물론이고 어떤 기사를 누구와 연결(공유)하는지를 유형화해 그들의 욕구에 맞는 콘텐츠를 적절히 유통시켰다. 여기에 광고주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인지도 파악한다. 미디어 전문가 조영신 박사는 “버즈피드도 처음엔 남의 콘텐츠를 가져다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좋아할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규모가 커진 뒤로는 콘텐츠 자체 생산 혹은 구매 등으로 과거의 허물을 벗고 있다”며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선을 허물면서도 양질의 자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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