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마디]벚꽃 야간 조명 부담스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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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가 했는데 벌써 벚꽃이 활짝 피었다. 벚꽃은 낮 이상으로 밤에 보기에도 아름답다. 밤에 보는 벚꽃은 마치 흰 눈이 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인 것 같고 밤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처럼 아름답다.

축제 기간에는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이도록 다양한 조명을 벚꽃에 비추고 있다. 경남 창원(진해), 경북 경주, 서울 여의도 등 전국 대부분의 벚꽃 축제장에서 밤이면 벚꽃과 어울리지 않는 울긋불긋한 색깔 조명 아래 수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 하지만 색깔 조명이다 보니 벚꽃이 제 색깔을 잃을까 걱정이다.

조명은 꼭 화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조명은 어떤 물체에 밝은 빛을 비춰 자세히 볼 수 있는 역할을 하며 그 빛에 색깔을 넣어 극적인 효과를 주어 느낌을 강하게 하기도 한다.

자연 조명으로 벚꽃의 원래 모양과 색깔을 보여 줘 밤에도 벚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꽃에는 색깔 조명을 해서는 안 된다. 축제에 필요한 조형물 역시 튀지 않게 해서 벚꽃의 색깔과 어울리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조명문화는 색깔에 대한 인식 부족과 무조건 따라 하기 습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미국 워싱턴의 벚꽃이 아름다운 것은 벚꽃의 색깔과 어울리게 환경을 꾸미고 벚꽃보다 강한 색깔을 배제해 벚꽃의 색깔이 돋보이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기 때문이다. 색깔을 보면 그 개인과 가정, 사회, 국가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다.

임상민 컬러리스트
#벚꽃#야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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