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원금 잡음… 결말 씁쓸한 ‘요덕 스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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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2010년 미국공연 불발… 해외공연 지원금 10억 반납해야”
해당 감독 “서울공연때 모두 써… 국고 지원금 되돌려줄 이유 없어”

2010년 3월, 뮤지컬 ‘요덕 스토리’ 공연기획사인 ‘NK 문화재단’은 “미국 뉴욕에서 요덕 스토리 공연을 하겠다. 준비 차원에서 서울 공연도 하겠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위원회에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신청했다. 문화예술위는 ‘10억 원 지원’을 결정했다.

2006년 3월 초연된 요덕 스토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비참한 인권을 소재로 한 작품. 국내외 인권단체, 종교단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의원 31명이 참여한 후원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2010년 요덕 스토리 공연은 국내 공연만 27차례 이뤄진 채 해외공연은 불발됐다.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문화예술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예술위는 요덕 스토리의 미국 공연이 불발되자 2010년 9월부터 NK문화재단에 “10억 원을 반환하고 기금 집행명세서도 제출하라”고 8차례 요구했다. 이에 NK문화재단 이사장인 정성산 감독은 “나는 감독만 했고, 돈의 집행·관리 등은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이모 씨가 했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진척이 이뤄지지 않자 문화예술위는 2012년 4월 NK문화재단을 사기·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2012년 10월)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올 3월 문화예술위 감사에서 “NK문화재단이 해외 공연을 하지 않은 것은 기금을 전용한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정세균 의원은 “애초 해외 공연을 명분으로 보조금을 지원받았고, 이것이 이행되지 않은 만큼 NK문화재단은 10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국고 지원 사업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해외 공연은 서울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공연을 했다면 기금을 반납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또 서울 공연에만 10억 원이 모두 사용됐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요덕 스토리#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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