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가’가 포착한 제주의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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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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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개인전

강요배 씨의 ’파도와 총석’(2011년). 학고재 제공
강요배 씨의 ’파도와 총석’(2011년). 학고재 제공
먹장구름 사이로 신비한 빛이 쏟아지는 숲(‘길 위의 하늘’), 우뚝 솟은 돌기둥 사이로 포효하듯 솟구치는 흰색 포말(‘파도와 총석’), 에메랄드빛 고운 구슬이 부유하는 듯한 바다(‘명주바다’). 크고 작은 캔버스에는 단순한 풍광이 아니라 제주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숨결과 에너지, 소리와 색채가 오롯이 스며있다.

제주 한림읍 귀덕리에 살고 있는 화가 강요배 씨(61)의 개인전은 고향의 자연과 신화에 대한 오마주(경의)처럼 다가온다. 제주에서 태어나 고교 시절을 보낸 뒤 20여 년간 도시를 떠돌던 그는 1990년대 초 고향에 돌아갔다. 1981년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참여하는 등 민중미술운동에 앞장섰던 화가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풍경으로 옮겨갔다. 그는 “우리 자연이 곧 민중의 삶의 터전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 바라보면 같은 맥락의 작업이라 설명한다.

서울에서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섬 곳곳을 담은 풍경화 40여 점과 드로잉 10여 점을 선보인다. 제주의 바람과 물, 하늘과 대지를 더 깊어진 시선으로 성찰한 그림들이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27일∼4월 21일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02-720-152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강요배#제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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