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 승부, 狂클의 법칙

  • 동아일보

“오빠가 잘 보이는 앞자리 잡아라”

29∼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D에서 콘서트를 여는 그룹 JYJ의 김준수. 3일분 2만1000석이 5분 만에 매진됐다. 동아일보DB
29∼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D에서 콘서트를 여는 그룹 JYJ의 김준수. 3일분 2만1000석이 5분 만에 매진됐다. 동아일보DB
보고 싶은 공연이 있어도 좋은 좌석은 금방 동나기 일쑤다. 인기 공연의 티켓 오픈시간에 맞춰 이뤄지는 ‘광클’(狂 click·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한다는 뜻)로도 앞좌석을 차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티켓 예매 사이트들은 이른바 ‘광클러’들의 무차별 공격에 여러 차례 서버가 다운됐던 아픈 경험 때문에 VIP에게 ‘1시간 선(先)예매 혜택’을 주는 등 광클 분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연 팬은 티켓 오픈이 시작되자마자 마우스 클릭 한번 제대로 못한 채 인터넷창만 쳐다보다 뒷좌석을 예매하는 일이 잦다.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에 좌절했던 이들을 위해 광클러들의 ‘깨알’ 팁을 살펴봤다.

8, 9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아이돌그룹 B1A4의 콘서트가 열렸다. 티켓 오픈 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CJ E&M 제공
8, 9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아이돌그룹 B1A4의 콘서트가 열렸다. 티켓 오픈 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CJ E&M 제공
○ STEP 1

예매 전 시뮬레이션은 필수. 예매 예행연습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변수에 대비한다. 촌각을 다투는 예매 과정에서 갑자기 ‘파일 설치 메시지’로 시간을 낭비하면 결코 앞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 광클러들은 ‘실제 결제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습 겸 다른 티켓을 실제로 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매 단계를 미리 익히고 ‘액티브X’ 같은 결제 프로그램을 미리 설치한다. 연습으로 샀던 티켓은 7일 안에 취소하면 수수료가 없다.

○ STEP 2


예매를 일사천리로 진행하기 위해 컴퓨터를 최적화한다. 컴퓨터가 최상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인터넷 임시파일을 삭제하는 등 파일을 정리한다. 뮤지컬이나 연극은 보통 티켓 오픈 당일 오후 2시, 아이돌 콘서트는 오후 8시경에 예매 사이트가 열린다. 직장인과 학생들은 각각 인터넷 속도가 빠른 사무실과 PC방에서 예매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티켓 예매 사이트는 다양한 사이트로 여러 창을 띄워놓는다. 만약 A티켓 예매 사이트의 서버가 다운되거나 표가 빨리 빠지면 얼른 B사이트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티켓 오픈시간은 컴퓨터 시계를 기준으로 한다. 휴대전화보다는 컴퓨터 작업표시줄 시계를 체크한다.

○ STEP 3

티켓 오픈시간이 되면 ‘예매하기 버튼-좌석 선택-결제’ 단계를 리듬을 타듯 빠른 속도로 클릭해 통과한다. 정시에 클릭하면 속도가 느릴 수 있다. 정시가 된 뒤 1초가 넘어가기 전에 클릭하는 게 중요하다. 정시에 몰리는 엄청난 트래픽을 피할 수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속설이다.

성패는 10분 안에 갈린다. 공연 마니아인 직장인 김미정 씨(37)는 “중요한 건 리듬 타기”라며 “예매 페이지가 넘어가는 0.01초의 미묘한 시점을 파악해 감각적으로 클릭하는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앞좌석보다 조금 뒤의 좌석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결제는 반드시 무통장입금으로 한다. 간혹 간발의 차로 다른 사람과 동일한 좌석을 선택해 한 좌석을 두고 동시에 예매가 진행될 수 있다. 먼저 예약 완료까지 끝내야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카드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신용카드 결제보다 클릭 한번으로 끝내는 무통장입금 결제가 훨씬 유리하다.

○ 패자부활전

실패해도 기회는 있다. 무통장입금으로 결제한 예매표는 다음 날 밤 12시까지 입금이 되지 않은 경우 자동으로 취소표가 된다. 매 시간 취소 표가 있을까 예매 사이트를 들락날락하기보다는 자정에 나오는 취소 표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임수정 예스24 공연팀장은 “티켓 오픈 기간 자정에 취소 표를 노리는 회원이 많아져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주영·임희윤 기자 aimhigh@donga.com
#광클#티켓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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