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기부천사 철가방 김우수씨 삶 연말 가족영화로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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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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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영화 주연 최수종, 출연료 안받아

드라마 촬영 중 낙마해 깁스를 한 최수종은 “사극 촬영이 힘들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역사를 알리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드라마 촬영 중 낙마해 깁스를 한 최수종은 “사극 촬영이 힘들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역사를 알리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탤런트 최수종(50)이 영화에 나온다.

1994년 개봉한 ‘키스도 못하는 남자’ 이후 18년 만이다. 드라마로 잔뼈가 굵은 그가 선택한 작품은 ‘철가방 우수씨’(22일 개봉). 중국집 배달원으로 다섯 어린이를 후원하며 살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우수 씨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극장에서 만난 그는 KBS 드라마 ‘대왕의 꿈’ 촬영 중 낙마해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환했다. “오랜만의 영화인데 의미 있는 작품이라 제가 영광입니다. 그분(김우수 씨) 삶의 발자국을 그대로 밟으면 돼서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어요. 멋진 인생을 살다 간 분이라고 생각해요.”

‘철가방…’은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세상을 따뜻하게 달궜던 김 씨를 기리는 영화. 그는 흔쾌히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 “이 영화 출연이 제가 받은 어떤 개런티보다 더 비싸게 느껴졌어요.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동참했습니다.” 특별출연한 김수미 기주봉 등 다른 배우들도 재능기부를 했다.

널리 알려진 실제 인물을 표현하는 데는 부담이 있었다. “(윤학렬) 감독님이 그분이 살던 고시원 책상 위 책까지 꼼꼼하게 취재를 했어요. 관객 반응을 계산하기보다 그분에 대한 저의 느낌을 담았습니다.”

영화는 예상보다 밝게 그려졌다. 김 씨의 로맨스와 중국집 동료들의 좌충우돌 등 극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그분의 생전 인터뷰를 봤어요. 말 속에 그늘이 보이더라고요. 교도소에서 아이들을 돕기 시작한 뒤 생의 의미를 찾으셨다고 봐요. 이런 부분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영화 수익금 전액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수십억 원을 들인 상업영화가 극장을 지배하는 틈바구니에서 소박한 영화가 관객을 끌 수 있을까. 그는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영화, 그래서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가 될 것”이라며 “연말에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했다.

최수종도 데뷔 전에 노숙하는 등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986년 귀국했는데 오갈 데가 없었어요. 친구 집을 전전하는 게 미안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벤치에서 많이 잤어요. 하늘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릅니다.” 그는 1987년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데뷔했다.

드라마만 고집한 이유가 궁금했다. “뭘 하면 몰두하는 스타일이에요. 드라마로 시작했으면 거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영화의 매력을 느꼈어요.” 그는 최근 좋은 시나리오를 받았고, 출연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에 부인 하희라(43)와 금실이 좋아 때론 시기를 받기도 한다. “얼마 전 증권가 정보지에 저희 부부가 이혼했다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하하. 속상하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유산을 여러 번 하는 등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감정이 남달라요.”

그는 20일 결혼 19주년을 맞는다. “항상 아내를 위한 이벤트를 했는데, 이번 기념일에는 이웃과 함께하는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영화#최수종#철가방 우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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