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6.2개월 도박 9개월… 탈선 연예인 컴백 속도는 ‘빠름빠름’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 물의 일으킨 50명 복귀기간 분석해보니

강호동
4월 ‘위안부 창녀’ 발언 논란으로 잠정 은퇴한 방송인 김구라(42)가 13일 방영된 케이블TV tvN ‘현장토크쇼 택시’로 활동을 재개했다. 개그맨 강호동(42)도 지난달 17일 연예계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해 9월 탈세 혐의로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11개월 만이다. 2년 전 마약 투약 혐의로 활동을 접은 배우 김성민(39)도 10월 드라마에 복귀한다. 음주운전이나 마약,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복귀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 사고낸 뒤 바로 드라마 출연도

동아일보가 2000년부터 각종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50명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음주운전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마약(12명), 학력위조(6명), 폭행(5명), 교통사고 뺑소니(5명), 도박(5명) 순이었다.

사고 후 연예계에 복귀한 기간을 분석한 결과 엄기준과 강인(슈퍼주니어), 이현우, 황현희 등 음주운전 연예인 17명은 평균 6.2개월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자숙 기간 없이 바로 활동한 연예인도 5명이나 됐다. 지난해 7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탤런트 엄기준(36)은 곧바로 드라마와 뮤지컬에 출연했다. 탤런트 김지수(40) 역시 2010년 10월 음주운전 사고를 냈지만 곧 드라마 ‘근초고왕’에 출연했다. 음주운전 후 뺑소니를 치거나 교통사고를 낸 연예인(김용준 여욱환 등)의 복귀 기간도 7개월에 불과했다.

상습도박으로 논란이 됐던 연예인의 활동 재개도 평균 9개월 이내였다. 해외도박으로 2010년 10월 활동을 중단한 개그맨 김준호(37)는 2011년 3월 복귀했다.

○ 말로만 ‘반성, 은퇴’


연예인들이 그나마 1년 넘게 활동을 접은 경우는 폭행에 연루되거나 마약 복용, 투약 혐의가 드러났을 때다. 탤런트 최민수 최철호 김성수(쿨) 이혁재 등은 폭행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뒤 평균 13개월의 자숙 기간을 거쳤다.

대마초나 히로뽕 투약 혐의를 받은 연예인들은 평균 22.7개월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다른 범법 행위에 비해 긴 편이다. 하지만 이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2001년 히로뽕 투약을 한 황수정(40), 2005년 대마초 파동을 겪은 탤런트 고호경(32)은 복귀까지 각각 6년, 5년이 걸렸다. 반면 개그맨 전창걸(45)은 2010년 12월 마약으로 문제가 됐지만 9개월 뒤 연극에 출연했다. 그룹 ‘빅뱅’의 G드래곤은 지난해 11월 대마초를 피운 사건에 연루된 뒤 불과 한 달 뒤 해외공연에 나섰다. 2009년 4월 마약 투약 혐의 이후 3년 만에 SBS 드라마 ‘다섯손가락’에 출연한 탤런트 주지훈(30)의 자숙 기간이 오히려 길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빅뱅’ 대성은 지난해 5월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연루돼 활동을 중단한 후 5개월 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동방신기 김재중 역시 2006년 4월 음주운전 적발 후 한 달도 안 돼 공연에 나섰다.

○ 금세 환호하는 대중도 문제

이들이 짧은 기간 내에 복귀하는 것은 결국 시청률 지상주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 수에 비해 시청률을 올릴 만한 ‘킬러’ 연예인이 부족해 인기 연예인이 물의를 일으켜 쉬고 있으면 섭외부터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사고를 내면 비난하다 곧 잊어버리는 시청자들의 ‘건망증’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 최모 씨(26)는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일부 연예인의 태도가 아쉽다”며 “외국처럼 다양한 캠페인과 봉사 활동에 연예인이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구라#강호동#탈선 연예인#컴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