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전 원형 그대로… 신라 모자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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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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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오동 고분서 발굴… ‘出’자 무늬 항아리도 나와

안테나 모양의 꼭대기 장식과 얇고 편평한 뒷면 장식이 달린 5세기 후반∼6세기 초 무렵의 신라시대 모자가 처음 출토됐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신라시대 모자 중 가장 완전한 형태로서 원형대로 복원이 가능할 정도로 모든 구성 부분이 일괄 출토됐다. 지금까지 신라시대 모자는 새 날개 모양의 조익형(鳥翼形) 장식이 주로 알려져 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류춘규)는 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어진 모자(白樺樹皮製冠帽·백화수피제관모)에 금동과 은으로 장식한 신라시대 귀족층의 모자를 경북 경주시 황오동 삼국시대 고분 발굴 현장인 쪽샘지구 E-41호 고분에서 발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모자는 나무껍질로 된 본체에 각종 장식품을 끼워서 쓰는 형태다. 이번에 처음 나온 꼭대기 장식(頂部立飾·정부입식)과 뒷면 장식(後立飾·후입식)은 은으로 만들어졌고, 새 날개 장식은 금동제와 은제 2종류가 출토됐다.

모자가 나온 고분은 삼국시대 신라의 지배 계층이 사용한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나무곽 외부에 돌을 쌓아올린 후 흙으로 덮어 만든 무덤)으로 봉분 지름이 23m인 중형분이다. 관과 부장품을 담은 궤를 넣어둔 주곽(主槨)과 각종 부장품을 넣어둔 부곽(副槨)이 일렬로 배치돼 있다.

주곽에서는 신라 왕관에서 볼 수 있는 ‘出(출)’자 모양을 그린 굽다리 긴 목 항아리(臺附長頸壺·대부장경호)도 처음 나왔다. 또 순금제 귀걸이, 유리구슬로 된 가슴장식, 은제 허리띠 장식, 장식대도(裝飾大刀) 등과 함께 100여 점의 토기 및 철제품이 출토됐다.
역시 이번에 처음 출토된 신라 금관을 상징하는 ‘出(출)’자 문양이 새겨진 굽다리 긴목 항아리.
역시 이번에 처음 출토된 신라 금관을 상징하는 ‘出(출)’자 문양이 새겨진 굽다리 긴목 항아리.

이주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실장은 “5세기 후반∼6세기 초 신라시대 왕의 무덤인 황남대총과 천마총, 금관총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유물이 많아 이 무덤의 주인공도 신라시대 상당한 지배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신라시대#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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