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허각 “슈스케2 우승 때보다 음악방송 1등 때 더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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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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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앨범 ‘라크리모소’ 고공비행

허각은 최근 쌍둥이 형 허공과 MBC ‘놀러와’에 출연했다. 그는 “8년 전 유재석 형이 MC로 있던 SBS ‘진실게임’에 출연했다”며 “당시 재석 형에게 ‘가수가 되어 돌아오겠다’라고 했는데, 이제야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허각은 최근 쌍둥이 형 허공과 MBC ‘놀러와’에 출연했다. 그는 “8년 전 유재석 형이 MC로 있던 SBS ‘진실게임’에 출연했다”며 “당시 재석 형에게 ‘가수가 되어 돌아오겠다’라고 했는데, 이제야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작고 아담한 체구에 후드 티와 청바지, 농구화를 신고 나타난 허각(27)은 당차 보였다. 연예인보다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을 동네 친구 같았다.

“가식적인 게 싫다”는 허각. 그의 말에는 거칠지만 진솔함이 배어 있었다. 한마디로 이 친구, ‘진국’이다.

보일러 수리공에서 Mnet ‘슈퍼스타 K2’(‘슈스케2’) 우승자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허각은 4월 두 번째 미니앨범 ‘LACRIMOSO(라크리모소)’를 냈다. ‘라크리모소’는 스페인어로 눈물이 난다는 뜻이다.

타이틀 곡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는 이별에 가슴속으로만 우는 남자의 감성을 표현한 허각표 발라드다. 실시간 음원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공개 이후 줄곧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혹자는 ‘또 발라드냐?’라고 하지만, 저는 이제 겨우 시작하는 신인인걸요. 제가 가장 잘하는 곡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허각은 복귀를 앞두고 건강이 좋지 않았다. 불면증이 심해졌고, 운동 중 인대가 찢어지고 연골이 깨졌다. 인터뷰하던 날에도 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는 “다치고 많이 아프지 않아 병원에 가지 않았다. 무대가 먼저였다. 건강 챙기기에 무딘 편”이라고 말했다. 그를 보며 ‘키는 작지만 깊은 생각 큰 꿈이 있어…’(TV 만화 ‘두치와 뿌꾸’ 주제곡)라는 가사가 떠올랐다.

“150명의 PD가 앉아있던 ‘대한민국 피디 대상’에서 노래했었는데 슈스케2 결승 무대보다 더 떨렸어요. 그 순간 다친 곳이 심하게 아팠어요. 그 후 병원을 찾았는데 연골이식수술을 권유받았죠.”

깜짝 놀란 사람은 소속사 대표 홍승성 씨였다. 홍 대표는 “네 몸은 너만의 것이 아니다. 널 고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크게 혼냈다. 하지만 허각은 “가수가 되기 전 힘들 때와 비교하면 이런 고통은 복에 겨운 투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홍 대표의 권유를 받아들여 담배도 끊고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허각은 슈스케2에 출연하면서 ‘목소리에 한국적 한(恨)의 정서가 짙게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덕분에 134만 대 1,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가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정 그를 전율케 한 순간은 슈스케2 우승이 아닌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을 때라고.

“다른 가수들과의 경쟁에서 1위를 했다는 게 꿈같은 일이었어요. 방송이 끝나자마자 지방 스케줄이 있어 비행기를 탔는데, 거기서 대성통곡했어요.”

그의 성공 이후 쌍둥이 형 허공도 Mnet ‘보이스 코리아’에 출연했지만, 중간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허각은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진 걸 누구를 탓하겠느냐”라고 했다.

허각은 현재 ‘비스트’, ‘포미닛’ 등 아이돌 그룹에 주력 중인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다. 그는 회사 내 유일한 발라드 가수다.

“미팅 때 홍 대표께서 계약하잔 말씀은 안 하고 설교만 했어요. 답답해서 아이돌 회사에서 발라드 가수에게 관심을 두는 이유에 대해 물었어요. ‘당돌하네. 맘에 드니까 얘기하지 왜 하겠느냐. 무조건 믿고 따라와라’라는 답이 돌아왔고, 바로 계약했죠.”

허각의 꿈은 선배 가수 이승철 이문세처럼 노래 잘하고 롱런하는 가수가 되는 것. 그는 슈스케2의 심사위원 이승철이 말한 ‘노래에 대한 절실함 잊지 않기’와 ‘스타라는 계급장은 대중이 달아 주는 것’이라는 조언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무대 크기나 관객 수를 떠나 전국, 전 세계 단위의 장기적인 공연을 하고 싶어요.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어요. 더는 바라지 않아요.”

팬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닌 저를 가수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래로 보답하겠습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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