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천국 제주]놀멍 쉬멍 걷자, 올레길… 칼바람 맞아보자,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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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제주를 만끽하려면 걸어야 한다. 해안으로 이어진 올레와 설국(雪國) 한라산은 주마간산으론 느낄 수 없는 제주 관광의 묘미다. 올레 길에 서면 매서운 북서풍 바닷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하지만 어느 시인은 이야기했다.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가 정말 아름답다’고….》

○ 올레길 걸어보니


제주는 걸어야 제 맛이다. 20개가 넘는 올레 길이 해안과 한라산을 이어 문화와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제주도 제공
제주는 걸어야 제 맛이다. 20개가 넘는 올레 길이 해안과 한라산을 이어 문화와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제주도 제공
제주올레 19코스는 바다, 오름, 곶자왈 등 화산섬이 갖고 있는 대표적인 자연환경을 두루 섭렵하게 만들어졌다. 마을과 밭을 지나며 인문환경도 경험할 수 있다. 일제 항거의 중심지인 제주시 조천읍 조천만세동산을 출발해 신흥해수욕장, 함덕서우봉해변, 북촌포구를 거쳐 김녕어민복지회관까지 18.8km의 올레길이 대표적. 조천만세동산을 떠나 밭길을 지나면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해국, 감국, 갯쑥부쟁이 등 국화과 꽃이 활짝 피었다. 함덕서우봉해변은 온통 에메랄드빛이다. 풍경화보다 더 강렬하다. 길가에는 들꽃인 괭이밥, 제비꽃, 뽀리뱅이가 얼굴을 내밀며 반긴다. 서우봉(해발 113m)에선 자연림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와 숲의 공존이 이색 풍경을 안겨준다.

소나무로 형성된 곶자왈, 아아용암(점성이 낮은 용암)이 만들어낸 암반도 마주할 수 있다. 30분에서 1시간마다 풍경이 바뀌니 지루할 새가 없다. 어느덧 종착점인 김녕포구에 닿는다.

제주올레 코스는 섬 및 비정규 5개 코스를 포함해 모두 24개 코스, 395km에 이른다. 내년 2개 코스가 추가되면서 올레 코스는 완성된다. 올레는 ‘놀멍 쉬멍(놀면서 쉬면서)’ 걸어야 제 맛이 난다.

○ 눈 나라

한라산 눈꽃은 겨울 제주의 최고의 선물이다. 한없이 펼쳐진 구상나무 숲을 뒤덮은 눈은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껍질이 붉은 적송(赤松) 가지마다 눈이 치렁치렁 달려 있는데, 바람이라도 불면 우두둑 떨어진다.


한라산 정상 백록담은 바람이 잠잠할 때가 거의 없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칼바람을 각오해야 한다. 한라산 등산은 정상을 다녀올 수 있는 성판악 코스(9.6km), 관음사 코스(8.7km)가 있고 어리목 코스(4.7km), 영실 코스(3.7km)는 해발 1700m의 윗세오름까지 다녀올 수 있다. 장갑, 털모자, 방한복, 아이젠, 스틱 등의 장비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라면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옆에 어승생악 코스(1.3km)가 있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1100도로 어리목입구에서 어리목 코스 매표소까지 1km가량 천천히 걸어도 눈꽃을 만날 수 있다. 하산길이 생각보다 긴 만큼 여유있게 일정을 짜야 한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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