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붙어보자, 국수 최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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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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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결정전, 원성진 9단에 2연승
내달 17일부터 崔국수와 결승 5번기

16일 원성진 9단과의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 2국에서 승리해 도전자로 확정된 조한승 9단.한국기원 제공
16일 원성진 9단과의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 2국에서 승리해 도전자로 확정된 조한승 9단.한국기원 제공
조한승 9단(29)은 인상이 부드럽다. 그런 탓인지 기풍도 모난 데 없이 동그랗다는 평을 받는다. 이세돌 9단이나 최철한 9단과 같은 치열한 승부욕의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놀기도 좋아하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정상권을 위협하고는 있으나 정상권이 되지는 못해 늘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그가 군 입대를 전후해 달라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고 병역 혜택을 받고, 올해는 다승 2위(45승13패·승률 78%)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또 제55기 국수전 도전자가 됐다. 16일 치러진 도전자 결정전 2국에서 원성진 9단을 불계로 이겼다. 바둑이 쉽지 않았지만 끈질긴 면모를 보여줬다. 그로서는 패기만만하던 20대 초반이던 2003년(46기)에 이창호 국수에게 도전해 3 대 0으로 패한 뒤 8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다. 이번 상대는 최철한 국수(26). 그는 최 국수와는 친하다. 1995년 입단한 그는 2년 뒤 입단한 최 9단과 당구를 치기도 하고 게임도 같이하는 사이.

조 9단은 앞으로 한 달 정도(다음 달 17일)로 남은 결승 1국에 대비해 “좋은 컨디션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좋은 바둑을 두고 싶다”고 말한다. 최 국수와의 전적은 9승 8패로 조한승이 조금 앞선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최철한의 바둑에 대해 “수읽기를 바탕으로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바둑을 둬왔는데 요즘은 보다 유연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은 한 달 실전 연습과 함께 그의 기보 연구도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최철한 국수
최철한 국수
그는 요즘 바둑공부할 시간을 찾기 어려울 만큼 바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여자 상비군과 함께 기보를 연구하고, 주말엔 중국리그에 참가해 바둑공부를 할 시간이 많지는 않다”면서 “실전이 곧 바둑공부라는 생각으로 바둑을 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갑조리그(1부 리그)에 최철한 이영구 홍성지와 함께 뛰고 있다.

조 9단은 자신의 약점으로 형세판단이 치밀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바둑을 낙관적으로 봐 마지막에 역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최근엔 명인전 예선 결승에서 여자상비군의 멤버이기도 한 최정 초단(16)에게 졌다.

▼김승준 9단의 평가=조한승의 바둑은 포석 감각이 좋은 편이다. 뭔가를 만들어내며 국면의 호흡을 거칠게 몰아가기보다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해 가는 타입이다. 한마디로 부드럽지만 요즘 달라지고 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조한승 9단은…::

·1995년 입단(이세돌 9단과 동기)
·다승왕(2001, 2002년) 2연패
·연승상(21연승·2002년) 수상
·9단 승단(2006년)
·천원전 GS칼텍스배 등 우승 준우승 10회
·기풍: 포석 감각 좋고 부드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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