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 60부터 백 64까지 고분고분 받아준다. 흑은 65로 한 번 더 밀어간다. 이 수까지는 선수가 된다는 게 흑의 주장이다. 백 68로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고 싶지만 흑 2로 세점머리를 두드린 다음에 흑 4로 두는 것이 백으로선 너무 아프다. 흑이 선수로 6을 두면서 백 한 점을 따내면 백 7이 불가피하다. 그때 흑은 느긋하게 8로 받는다. 그리고서도 아직 좌변 백이 완전히 살지 못했다. 결국 실전에서 백은 68로 받아 두었다.
흑 71로 밀어 올려 흑의 유망한 형세가 됐다. 이창호 9단은 흑 75 다음에 백 76으로 먼저 들여다보았다. 그냥 백 78로 이으면 무난한데, 묘한 곳에서 흑을 자극한다.
최철한 9단도 들여다본 곳을 잇기는 싫다. 그래서 흑 77로 역으로 백의 응수를 물어본다. 그러나 이 수는 참고 2도처럼 그냥 흑 1로 끊는 것이 간명했다. 백 6까지 바꿔치기가 되는데 흑 7, 9, 11로 끊으며 중앙 흑집이 크게 불어난다. 이것으로 흑의 우세.
백 78로 반발해 흑 83까지 바꿔치기가 됐다. 그 와중에 백 86의 요처를 차지하면서 형세가 다시 불명해졌다. 흑은 좌하귀를 깨뜨렸으나 좌변의 흑이 엷어져 89로 가일수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 9단은 이 흑돌을 어떻게 공격할까 반면을 응시한다. 그의 선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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