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재미+클래식 체험+교훈적 내용 1석3조 무대… 아이 눈 사로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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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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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
대본★★★★☆ 연출★★★★ 연기★★★★ 무대★★★★

사진 제공 조아뮤지컬컴퍼니
사진 제공 조아뮤지컬컴퍼니
동훈이는 게임광. 엄마가 자장가를 불러주고 안방으로 돌아가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다시 앉는다. 혹시나 하고 들어온 엄마가 “동훈아” 하며 눈초리를 치켜뜨자 이렇게 외친다. “엄마보다 게임이 더 좋아∼” 그러자 거짓말처럼 엄마가 사라진다.

10일 서울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한 창작 어린이 오페레타(소형 오페라) ‘부니부니’(연출 김신·사진)는 이렇게 매일 밤 여러 가정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으로 시작한다. 사라진 엄마를 찾아 동훈이가 게임 속 가상세계인 ‘소리마을’로 들어가고 튜바, 호른, 트롬본 등 악기 친구들과 힘을 합쳐 ‘크크크대마왕’의 손아귀에서 엄마를 구출한다는 줄거리.

결론부터 말하면 이 작품은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두는 재미와 클래식을 배울 수 있는 교육적 효과, 가족 사랑의 의미까지 세 박자가 맞는 알찬 공연이다.

재미는 구체화한 캐릭터를 통해 생동감 있게 펼쳐냈다. 소심했던 동훈이는 악기 친구들의 응원으로 용기를 얻고 우직한 ‘롬바’(트롬본), 순진한 ‘호린’(호른), 새침데기 ‘크랄라’(클라리넷), 귀염둥이 ‘튜튜’(튜바), 잘난 척하는 ‘코코넷’(트럼펫)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꼬마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클래식 공연도 볼거리. ‘엄마’와 ‘크크크대마왕’ 등 배역에 성악가를 배치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등 클래식 10여 곡을 개사해 들려준다. 창작 주제곡인 ‘부니부니송’은 밝고 흥겨워 공연 끝에는 아이들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게임만 알던 동훈이가 모험을 통해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교훈적이면서도 억지스럽지 않게 펼쳐낸 점이 매력적이다.

일부 무대가 바닥으로 꺼져 동굴 장면을 표현하거나 돌아가는 대형 톱니바퀴로 실험실을 표현하는 등 무대 배경도 성인극 못지않은 다채로운 효과를 낳았다. 단 악기 친구들의 의상에서 직접 해당 악기를 연상하기 어렵거나 일반 뮤지컬 노래와 성악이 섞인 탓에 전체적으로는 ‘클래식을 주제로 한 어린이 뮤지컬’로 보이는 점은 아쉬웠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i:3만∼5만 원. 2011년 1월 7일∼2월 6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1544-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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