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씨 이번엔 ‘진도 여성의 한’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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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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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굿극 ‘씻금’ 선보여

사진 제공 국립남도국악원
사진 제공 국립남도국악원
연출가 이윤택 씨(58)가 6년 만에 새로운 굿극을 선보인다. 25, 26일 전남 진도군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에서 선보이는 굿극 ‘씻금’.

이 씨는 1986년 동해안 별신굿 ‘오구-죽음의 형식’으로 처음 굿을 극화했고 1999년 경기 도당굿 ‘일식’, 2004년 제주 칠머리 당굿 ‘초혼’을 선보였다. 그의 네 번째 굿극인 ‘씻금’은 진도 씻김굿을 토대로 했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온 이 씨가 20년 넘게 굿극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 공연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좋은데 요즘은 우리 연극이 홀대를 받는 것 같아요. 전통 굿은 우리 연극의 기본이죠. 굿극 작업은 우리 극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위축되는 전통극 시장에 대한 저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씻금’은 서남해안지역에서 보편적으로 행하는 씻김굿을 무대 위에 풀어낸다. 씻김굿이란 망자의 좋지 못했던 기억을 깨끗이 씻어내 좀 더 수월하게 저승으로 갈 수 있게 돕는 굿. 주인공 순례가 바다에 몸을 던진 뒤 그를 위로하기 위한 굿판을 벌이고, 산 자와 죽은 자들이 한데 모여 순례의 한을 푼다는 것이 뼈대다. 씻김굿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망자들이 자신의 삶을 말과 소리, 몸짓을 통해 풀어낸다.

“현재 전승되는 굿들은 대개 내용이 없고 그 뼈대만 남아있어 아쉬워요. 이번 극에서는 진도 민중, 특히 배곯아 가면서 억척스럽게 노동을 했던 여성들의 한을 표현할 것입니다.”

국립남도국악원의 브랜드 작품으로 육자배기를 비롯한 다양한 민요, 상여 소리, 진도 사람들의 일상어와 노래가 결합해 지역 특성을 살렸다. 12월 국립부산국악원, 내년 3월 서울 국립국악원에서도 공연할 예정. 무료. 25일 오후 3시, 26일 오후 7시. 061-540-4033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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