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미술관서 폭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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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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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춘 씨 ‘산수컬렉션’전, 전통 고집 않고 다양한 시도

서울 도심의 미술관에서 폭포의 장쾌한 물줄기를 만났다. 7m 높이의 벽면을 따라 작가가 1주일 동안 꼬박 그린 산수풍경이 펼쳐지고 천장에서 바닥의 수조 위로 하얀색 천이 길게 내려와 초자연적 분위기를 빚어낸다.

3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박병춘 씨(44)의 ‘산수컬렉션’전에 나온 ‘폭포’(사진)라는 제목의 설치작품이다. 라면, 칠판, 테이프 등 신선한 소재로 실험적 산수를 시도해온 작가는 이번에도 전통 화법에 구애받지 않고 현대의 일상과 풍경을 독특한 표현양식으로 재구성한 풍경을 다채롭게 내놓았다.

전시에서는 또 다른 설치작품 ‘비닐산수’, 여행 중 모은 돌에 풍경을 깨알만하게 그린 드로잉을 곁들인 ‘산수채집’도 인상적이다. ‘비닐산수’는 구멍가게에서 사용하는 까만 비닐봉지를 겹겹이 쌓아 만든 입체적인 검은 수묵화로 그 위로 날아가는 빨간 경비행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리장 안에 담긴 작은 돌멩이 아래 대관령, 내장산, 히말라야 등 돌을 주워온 곳의 이름이 쓰여 있는 ‘산수채집’. 국내외 여행에서 채집한 기억이 스며 있어 보면 볼수록 풍성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2층 전시장에선 회화를 볼 수 있다. 구글어스를 통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그린 한국화는 평면이면서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풍경과 소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작가의 끝없는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전시다. 02-736-437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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