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09>曰不爲者와 與不能者之形이 何以異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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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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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제나라 宣王(선왕)이 왕도정치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자 제선왕은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했다. 여기서 맹자는 매우 유명한 비유를 들게 된다. 할 수 없는 것의 예로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일을 들고, 하지 않는 것의 예로 웃어른에게 나뭇가지를 꺾어드리지 않는 일을 들었다.

與는 不爲者와 不能者를 나란히 이어준다. 形은 形狀(형상)이다. 何以는 ‘어떻게’라는 뜻으로, 의문사가 以 앞으로 도치되었다. 태산은 중국의 오대 산악의 하나로, 泰山이라고도 적는다. 北海는 중국 북쪽의 큰 바다라는 설과 제나라 영역의 渤海(발해)라는 설이 있다. 折枝는, 주자에 따르면, 나뭇가지를 꺾는 일이다. 枝를 肢(지)와 같다고 보아, 折肢는 四肢를 굽혀 절하는 것이라고 보는 설, 四肢를 안마하는 것이라고 보는 설도 있다.

이에 앞서 맹자는 ‘하지 않는 것’의 비유로 일백 균의 무게를 들 수 있는 사람이 깃털 하나는 들 수 없다고 말하고, 秋毫(추호)의 끝을 살필 수 있는 사람이 수레 가득 실은 섶은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예를 들었다. 웃어른에게 나뭇가지를 꺾어드리지 않는 일이 더 ‘하지 않는 것’의 예에 근접하는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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