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福이란…” 그분 목소리 들리는 듯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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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公생애의 현장’ 갈릴리 호수를 가다
갈릴리 호숫가에 있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위). 물가에 선 예수를 보고 베드로가 반가워배에서 그대로 뛰어내렸다고 전해지는 자리에 오늘도 물결이 찰랑거린다. 아래는 예수가 ‘산상수훈’을 펼친 곳에 세워진 팔복교회. 티베리아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갈릴리 바다(Sea of Galilee)’는 생각보다 푸르고 잔잔했다. 거센 풍랑을 꾸짖어 잠잠케 했다는 복음서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 입성 전 제자들을 모으고 군중을 가르치며 ‘공(公)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무대, 이스라엘의 갈릴리 호수 지방을 7일 찾았다. 주변의 언덕에 서면 호수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둘레 53km의 담수호이지만 물이 귀한 이스라엘에서는 ‘바다’로 불린다.》
○ 산상수훈의 현장 팔복교회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의 것임이요….”

자신을 따르는 무리가 언덕에 모인 것을 보고 예수는 그 앞에 나가 복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8가지 길을 가르쳤다. 호수 서북부의 가버나움과 게네사렛 사이에 있는 이 언덕에는 4세기경 비잔틴제국 시기에 교회가 들어섰으나 614년 페르시아의 정복과 함께 교회는 파괴됐다. 호수 주변에서도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았던 이 자리에 1939년 프란체스코 수녀회가 이탈리아 정부의 지원으로 오늘날의 ‘팔복교회’를 세웠다. 교회의 지붕은 팔복을 상징하는 팔각형이며 내부에도 팔각의 유리창에 라틴어로 팔복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예수의 가르침은 마음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溫柔)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矜恤)히 여기는 자, 마음이 정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내용이다. 2000년이 흘렀지만 오늘날에도 화평과 온유보다 포만과 개인의 안위를 앞서 추구하는 세태 속에서 가치를 잃지 않을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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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0명을 먹인 기적, 오병이어 교회

팔복교회에서 3km 정도 떨어진 타브가 지역에 오병이어(五餠二魚) 교회가 있다. 380년경 스페인 순례단이 세운 이 교회는 팔복교회와 비슷한 시기에 파괴돼 제단 없이 1300여 년을 보냈다. 1888년 독일 ‘가톨릭 팔레스틴 미션’이 교회를 사들여 재건했다. 은은한 베이지색 석재로 마감한 교회의 외관은 온화하면서도 경건한 느낌을 풍긴다.

복음서는 예수가 이곳에서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에 축복을 내려 여자와 어린이를 제외하고 5000명을 먹이고도 남아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고 기록했다. 교회 내부에는 비잔틴 양식의 모자이크로 표현한 물고기와 빵 장식이 있다.

○ ‘날 사랑하느냐’ 베드로 수위권 교회

여러 성직자와 성서학자가 성서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 중 하나로 베드로를 꼽는다. 지식이 얕고 경솔했으며 세 번이나 예수를 모른다고 했지만 그는 자신의 약점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예수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파하는 최일선에 섰다. 타브가의 호숫가에 있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는 그렇게 부족한 사람을 도구로 선택한 이의 뜻을 생각하게 하는 장소다.

요한복음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부활한 뒤 어부로 돌아가 있던 베드로에게 나타났다고 기록했다. 베드로는 배를 미처 대지도 못한 채 물에 뛰어들어 예수에게 다가간다. 예수는 그에게 세 번 묻는다. “베드로야,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째 베드로는 “주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것을 아시나이다”라고 말한다. 그런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흐르지 않았을까. 예수는 베드로에게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라고 세 번 당부한다. 교회는 예수가 승천하기 전 지상(地上)의 권한인 이른바 수위권(首位權)을 베드로에게 맡기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이 자리에 세워진 베드로 수위권 교회도 4세기에 세워졌다가 이슬람 통치기인 1263년 파괴됐다. 1933년 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임시교회를 세웠고 1982년 오늘날의 교회가 세워졌다. 내부에는 예수가 제자들과 식사했다는 큰 바위가 순례객들을 맞고 있다.

티베리아스(이스라엘)=유윤종 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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