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몸싸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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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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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우 4단 ● 주형욱 5단
본선 8강 3국 3보(41∼61) 덤 6집반 각 3시간

흑 41로 좌변 백 진의 침투를 엿본다. 백이 좌변을 지키기를 기다려 하변으로 벌릴 생각이다. 이런 흑의 의도를 훤히 내다보고 있는 백은 46으로 하변에 선착해 흑을 압박한다.

흑도 백의 압력에 굴복해 좌하 흑을 당장 보강하면 백이 하변에서 좋은 모양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흑 49에 붙여 하변에 백 모양이 생기는 것을 방지했다. 다만 흑 53까지 후수를 잡았기 때문에 좌하 흑이 공격당하는 건 불가피한데 주형욱 5단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본 것. 백 54로 씌우자 허술하긴 하지만 흑이 백의 포위망 안에 들어 있는 모습이다.

흑 55가 바둑 교과서에 나오는 수습의 맥. 백이 참고도 1로 받으면 흑 2, 4로 백 귀를 빼앗으며 쉽게 타개할 수 있다. 백으로선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그림이다. 백 56, 58로 끼워 이어 참고도를 피한 것이 최선.

흑은 참고도처럼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59까지 좌하 흑에 두터움을 얻었다. 여기서 백의 포위망을 어떻게 뚫고 나가는 것이 정답일까. 나갈 수 있는 곳이 너무 많아 한 곳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주 5단의 선택은 흑 61의 격렬한 붙임. 좌하 두터움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백은 전면전을 벌일 것이냐, 한발 물러선 뒤 다음을 노릴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견제 잽만 날리던 두 기사가 드디어 몸싸움을 벌이며 초반 기선을 잡으려 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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