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photo by Jung Dae Young
브릴로 상자 (합판에 실크스크린잉크와 페인트, 43.2x43.2x35.6cm 등, 1964)
이것은 과연 상품인가 예술인가.
‘브릴로’는 세제 상표다. 워홀은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이 상표를 똑같이 찍어낸 나무상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1964년 스테이블 화랑에서 창고처럼 수십개 브릴로 상자를 쌓아올려 첫선을 보였다. 미술계는 충격에 빠졌다. 무엇이 어떤 것을 예술로 만드는 것인가. 저명한 미술평론가 아서 단토는 이 작품을 보고 ‘예술의 종말’을 언급했다.
‘브릴로 상자’는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흔든 기념비적 작업이다. 외양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로 인해 무엇이든 미술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컨대 실제 브릴로 상자는 상품을 알리려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워홀의 ‘브릴로 상자’는 미국 대량 소비문화에 대한 명상 혹은 경의를 담고 있다.
“사람이 이보다 짓궂을 수 있을까? 워홀은 예술사학자들에게 아주 골칫거리다. 워홀이 일부러 예술사를 무시하는지, 아니면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인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에 그가 폭발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거다.”(로버트 라우센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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